지난 85년 한국문화의 복음화를 위해 발족된 「한국 가톨릭문화연구원」이 10주년을 맞았다. 한국 가톨릭문화연구원은 12월 15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10주년 기념식 및 10년을 결산하는 논문집 「한국 전통사상과 천주교」의 출판기념회를 조촐하게 개최했다.
이 논문집은 문화연구원이 지금까지 개최해 온 17차례의 심포지엄과 15번의 세미나 중 발표된 주옥같은 논문이 수록되어 있어 문화연구원의 발자취를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이 제1집은 민족문화 복음화연구의 첫 결실이자 거대한 일보이다.
문화연구원의 초대 원장을 역임했고 지난 88년부터 이사직을 맡고 잇는 김태봉(바오로. 76) 이사장은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한국문화의 복음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지난 10년을 평가하면서 「하루아침에 토착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 문화 연구원 역시 조용하지만 중요한 몫을 해내고 있다고 소명감 아래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와 발표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가톨릭문화연구원은 85년 여름, 작고한 고(故) 현석호 선생과 뜻을 같이 했던 평신도 학자들에 의해 결성됐다. 이 연구원은 거창하게 활동을 펼쳐오기 보다는 조용하지만 한국문화안에 토대를 둔 우리들이 어떻게 그리스도교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만들을 해왔다. 심포지엄이나 세미나에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기보다는 이같은 공감대를 갖고 있는 이들이 소그룹으로 모여 그리스도교 토착화에 대한 심도 있는 학술 토론을 전개해 왔다.
이번 논문집에도 그동안 열렸던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26편의 논문 가운데 유교불교, 도교, 민간신앙 등 우리의 전통신앙과 관련이 깊은 11편의 논문이 실려 있으며 한국 가톨릭 문화연구원은 이같은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끝없이 전통문화와 그리스도교의 만남을 추진해 왔다.
김태봉 이사장은 「84년 이맘때쯤 명동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몇명의 평신도들이 모여 뜻을 합한 것이 벌써 10년이 흘러 이렇게 논문집도 내게 됐다」며면서 「앞으로 점 더 젊고 뜻있는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가톨릭 문화연구원은 현재 원장인 양승규 서울대교수를 비롯 국내 학계의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12명의 학자들로 구성된 학술이사와 이관진 한국평협회장 등 11명의 관리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히 수익사업이 없는 문화연구원이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이관진 회장 등 많은 이들의 물적 영적 도움이 초석이 되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편 15일 개최도니 행사장에는 서울대교구 김옥균 총대리주교와 최창무 주교, 박신언 평화방송 사장신부등 성직자들과 회원들이 참가, 문화연구원의 10주년을 축하했다.
이날 김옥균 주교는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전통문화를 도외시해서 한국사람들에게 외래종교라는 인식을 심화시켰다」고 전제하면서 「이러한 가운데 가톨릭문화연구원은 그리스도의 복음과 민족 전통사이를 이어주는 뜻깊은 일을 해왔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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