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의미의 그리스도 육화의 신비를 상징하는 구유가 만들어 졌다.
가난한 사람들을 끌어안기 위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을 기리며 서울 명동본당이 성당 마당에 도시빈민촌을 현상시키는 대형구유를 제작했다.
이 구유는 도시빈민들이 살고 있는 가난한 달동네를 상징하는 합판, 슬레이트, 나무 등 여러 종류의 지붕과 달동네를 오르는 좁은 골목길로 되어 있고, 그 길 위에 아기 예수가 빛을 받으면서 누워있는 모습이다.
또한 구유의 중앙부위에는 네 개의 아크릴 기둥이 설치되어 있어 이 곳을 통해 빛이 공중으로 올라오도록 되어 있다. 즉 도시빈민 마을의 한복판에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가 육화해 그들을 따스한 품으로 끌어안는다는 의미를 빛 기둥으로 상징화한 것이다.
이번 명동본당의 현대식 구유는 이처럼 현대 안에서의 그리스도 성탄의 의미가 무엇이며 나아가 서울의 한복판에 자리한 명동의 상징성처럼 현대 교회의 역할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김태우씨는『설계사로서 구유를 설계한다는 것이 사실 부담이 됐다』며『2천년전의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묵상을 하게 됐고, 또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그 의미를 나누어 갖는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처음 시도되는 명동본당의 현대식 구유는 1995년 12월 현재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의 모습과 상징성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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