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국민학교 보이스카우트 어린이들이 부모님들과 함께 캠프에 왔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제일 처음 만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라는 질문에 한 어린이가 손을 번쩍들고 큰 소리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산부인과 의사와 간호사 아줌마요』『그보다도 더 먼저 만난 사람은 누구였어요?』『엄마 창자요』대답을 들은 모든 어른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엄마 아빠요!』라는 말을 기대했던 어른들에게 그 순진한 어린이의 구김살없는 대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지금 이 순간요』일때문에 항상 바쁜 아빠가 주말을 아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시간을 낸 것이 이 어린이들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었다.
「장님과 안내」라는 시간에 부모와 자녀가 서로 눈을 가리고 교대로 안내한 다음「느낌」을 말하도록 했다. 『내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저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제 나이 이제 62세입니다. 늘그막에 낳은 외아들이라 애지 중지 키웠는데 제 인도를 안받고 계속 혼자 걸어갔습니다. 위험한 데도 저를 못 믿겠다는 것입니다.』
그 나이 많은 아버지는 섭섭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4학년인 꼬마가 변명을 했다. 『저는 솔직히 아빠를 믿을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아빠를 인도할 때 잘못 인도해서 아빠가 저를 어떻게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그 아이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 나이 많은 아버지는 겨우 얻은 아들을 그동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과잉보호와 자나친 간섭을 했고, 어린아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자율권을 빼앗는 아빠가 귀찮게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특별한 인연으로 그들은 그 마음 아픈 순간을 잘 극복하였고, 그 어린이는 아빠에게『사랑해요, 아빠!』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주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자녀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다. 그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며 대화도 나누고, 푸른 풀밭에서 함께 뒹굴며 운동도 하는 그런 시간이다. 훗날 자녀들은 부모가 남겨준 재산과 명예보다「엄마 아빠와 함께 했던 추억의 시간」을 가장 아름다운 선물로 기억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