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르신들의 모습은 미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어르신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 사랑으로 대하고자 하는 마음을 지니면 어르신들만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이 더욱 풍요로운 노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나갈 수 있습니다.”
노인요양보호사(이하 요양보호사)인 박순녀(루치나·54)씨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으로는 물론 간혹 정신적으로도 쇠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임을 인정하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며 “어르신들이 각자 상황에 맞게 보다 나은 생활서비스를 누리고, 자녀들도 건강한 사회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노인요양시설 활용이 보편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씨는 올해로 4년째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 내 노인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활동 중이다. ‘요양보호사’는 노인성 질환으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어르신 등을 위해 노인요양 및 재가시설에서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수요가 급증, 2008년부터는 국가자격제도를 통해 인력이 양성되고 있다. 이들은 기존 가정봉사원 혹은 생활지도원보다 다양한 기능·지식수준 등을 갖춰 노년기 일상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서천 노인요양원 등 교회 내 전문 시설에서는 어르신들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대개 맞춤식 서비스를 24시간 지원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시설 이용에 대한 편견이 많을 뿐 아니라 요양보호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다. 남성 요양보호사 부족도 노인복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대 간 소통의 단절과 무관심은 노인복지는커녕 기본적인 돌봄에도 장애가 되는 경우가 왕왕 이어진다.
박씨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정신적인 건강을 잃는 사례들도 급증하지만,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돌봄을 지원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교육수준 등에 상관없이, 시설 운영이나 요양보호사의 활동을 무작정 믿지 않고 보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토로한다. 전통적인 효의 관념에서는 부모님을 직접 모시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자식들을 죄인 취급하거나, 어르신 스스로도 자식들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 가장 직접적인 이유라고.
또한 박씨는 “청·장년들은 물론 어린아이들까지 나이 드는 것을 흉하거나 쓸모없게 생각하는 그릇된 가치관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라며 지적한다. 박씨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전까지는 어르신들을 이해하기는커녕 한자리에 함께 있는 것조차 꺼린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양가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려, 의무감으로나마 요양보호사에 대해 공부하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고 고백한다.
“노년기를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어르신들 스스로도 자식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의존도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사회 전반에서 어르신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유지를 지원하는 의식이 재고돼야 합니다. ‘관심’은 모든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이끄는 첫 발걸음입니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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