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는 10월 11일 시작되는 ‘신앙의 해’ 배경에 대해 “교회 역사를 봐야 한다”는 말부터 꺼냈다. 최기산 주교는 “과거 천주교 신자들은 ‘신앙의 온도’가 뜨끈뜨근 했고 펄펄 끓어 말 한마디면 살 수 있음에도 신앙을 지키고 순교까지 했다”며 “지금은 신앙의 열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주교는 서구사회의 경우 신앙의 온도가 급속도로 내려가 세례신자의 10% 정도만 주일미사에 참례하고 있고, 한국교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 세례신자 3명 중 1명만이 주일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냉담교우’라는 말도 신앙의 온도가 내려가다 못해 얼었기 때문에 붙은 말이라고 부연했다.
최 주교는 동서양 공히 신앙의 온도가 내려가는 근본 원인을 물질과 쾌락을 추구하고 돈을 우선하는 현대 문화의 병폐에서 찾았다. 최 주교는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 가톨릭교회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아 신앙의 해를 특별 선포하신 이유도 물질문명이 팽배한 이때, 하느님을 빼면 인간은 아무것도 없다는 진리를 깨닫고 신앙을 뜨끈뜨끈하게 데우자는 취지”라며 “새 방식, 새 안목, 새 관념을 통한 새 복음화로 이 기회에 신자들이 하느님께 돌아서게 하자”고 말했다.
최 주교는 교구 사제들에게 신앙의 해 배경에 발맞춰 공의회문헌과 가톨릭교회교리서 강의를 실시하고, 최 주교 자신도 내년 사순절에 4주간 특강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최 주교는 신앙의 해 인천교구만의 추진 사업으로 9명이 순교한 제물진두를 성역화하기 위해 매입한 약 100㎡(30평)의 주택을 내외관이 아름다운 ‘채플’로 꾸며, 제물진두를 순례하는 신자들의 미사와 기도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강화성당 주변도 과거 순교지로 추정되는 만큼 강화성당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순교성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최 주교는 교회 내 날로 비중이 커가는 노인 신자들을 고려해 내년에는 교구에 노인사목 전담사제를 임명, 노인사목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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