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제주교구청에서 만난 대만 신주(新竹)교구장 리쿼이엔(李克勉) 주교는 소공동체를 배우기 위해 14~18일 한국의 16개 교구 중 제주교구를 찾은 이유를 “강우일 주교와의 인연이 있었다”고 말했다. 리쿼이엔 주교는 “6년 전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서 강우일 주교님을 만나 강 주교님이 소공동체운동에 대해 말씀하셨고 제주교구를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하자 강 주교님이 언제라도 환영한다고 화답하셨다”고 설명했다.
리쿼이엔 주교는 “당시 강 주교님이 선배 주교로서 서울대교구에서 10년 동안 소공동체운동을 전개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대만교회는 소공동체를 급하게 도입하지 말고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듯 천천히 하라고 권유했다”고 소개했다.
리쿼이엔 주교는 소공동체와 관련해 한국교회에 대한 인상을 묻자 “한국교회 신부들을 몇 명 아는데 그분들을 통해 알고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은 평신도들이 자발적·주동적이고 신앙적 갈망과 활력을 지니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리쿼이엔 주교는 지난해 신주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사목대회’를 열어 교구 10대 사목목표 중 하나로 ‘소공동체 배우고 키우기’를 정했다. 비록 그 이전에도 신주교구에 소공동체가 존재했지만 보다 더 많은 신자들이 소공동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소공동체운동 지도자를 양성할 필요가 있어 한국교회 특히 제주교구를 모델로 삼아 같은 지향성의 소공동체를 키우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리쿼이엔 주교는 “신주교구 소공동체 중 성공적인 부분도 있고 더 성장시킬 부분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에서 감동을 체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성직자들이 중간에서 신자들이 성령의 감동을 깨우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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