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 : 아가 1,2】
“아, 제발 그이가 내게 입 맞춰 주었으면! …”
많은 교부들이 입맞춤의 영적인 의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회의 입맞춤이 사랑의 표시이듯이 하느님 말씀의 입맞춤은 영적이며, 육체의 쾌락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교회의 입맞춤은 사랑의 표시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루카 7,45). 입맞춤은 사랑의 표시입니다. 그렇다면 … 그리스도께서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요한 14,27)고 하셨을 때 그 평화를 받아들이지도 않은 유대인이 입맞춤을 할 수 있겠습니까?
회당에는 입맞춤이 없지만 교회에는 있습니다. 교회는 … 이렇게 말하기 때문입니다. “아, 제발 그이가 내게 입 맞춰 주었으면!” 교회는 주님의 오심을 애타게 그리며 타오르는 갈망의 불을 그분의 입맞춤이 가라앉혀 주기를 바랍니다. 그 은혜로 자신의 목마름이 채워지기를 바랍니다(암브로시우스 『서간집』 62 (‘여동생에게 쓴 편지’)).
거룩한 입맞춤
…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구원자 주님의 신비 안에서 하나가 됩니다. 사람의 아들이요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우리의 진리, 선의, 평화, 정의이신 그분 안에서 첫 번째 백성의 정의와 두 번째 백성의 자비가 한데 합쳐져 하나의 평화가 됩니다. 그래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에페 2,14). 이것이 바로 교회가 아가를 통해 “아, 제발 그이가 내게 입 맞춰 주었으면!” 하고 외치며 갈구하는 신비입니다.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로마 16,16 1코린 16,20 2코린 13,12 1테살 5,26)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도 바로 이 입맞춤을 가리킵니다(히에로니무스 『시편 강해집』 64 (시편 제84편)).
실제 입맞춤이자 영적 입맞춤
눈에 보이는 것만 아는 세속적인 사람처럼 ‘입맞춤’이라는 말에 괜히 멋쩍어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영성체의 순간에 우리는 신랑의 손발을 잡고 쓰다듬고 감싸 안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의 눈으로 그분의 손발을 우리 마음에 꼭 끌어안고 그분과 껴안고 있다고 상상하며 그분과 함께 있다고, 그분을 껴안고 쓰다듬고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 아가에서 신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 제발 그이가 내게 입 맞춰 주었으면!” 여기서 ‘입맞춤’은 실제 입과 입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신심 깊은 영혼과 거룩한 말씀이 결합하는 것을 뜻합니다. 신부의 말은 이런 뜻입니다. ‘저는 당신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의 목소리도 듣고 싶습니다. 거룩한 가르침을 당신 입에서 직접 듣고 거기에 제 마음의 입술을 문지르고 싶습니다.’(키루스의 테오도레투스 『아가 주해』 1).
교회는 많은 입맞춤을 갈구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발에 입 맞추기를 그치지 않으며, 솔로몬의 노래를 통해 한 번만이 아니라 많은 입맞춤을 갈구합니다. 복음서나 예언서가 봉독될 때면 교회는 복된 마리아처럼 그분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며 그분의 모든 말씀을 받아들여 “마음속에 간직”(루카 2,51)합니다(암브로시우스 『서간집』 62 (‘여동생에게 쓴 편지’)).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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