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Pieta).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이다. 우리에게는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의 조각상 제목으로 더욱 친숙하다.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이 작품은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으로 꼽힌다. 최근 동명의 제목으로 또 하나의 명작이 탄생했다. 바로 김기덕 감독의 최신작 <피에타>가 그것이다.
영화 <피에타>는 9일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는 동시에 국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 또한 내년 2월 미국에서 열리는 ‘제85회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될 예정이다.
세계 영화계뿐 아니라 교회에서도 영화 <피에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마 교황청이 발행하는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 이하 로마노)는 베니스영화제 시상식에 앞선 지난 5일 5면에 <피에타>에 대한 비평을 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평을 쓴 펠레그리니(Luca Pellegrini)는 로마노지 전문기자이자 유명한 예술비평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영화 제목인 ‘피에타’는 죽음과 생명, 박해자와 박해받는 자, 공포와 희망이 결합된 아이러니한 이중의 의미가 담긴 언어”라고 평하고, “이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삶을 대변하는 18번째 작품으로서, 대중은 이미 그의 보기 괴로울 만큼 폭력적이고 잔인하면서도 때로는 형이상학적이고, 때로는 뉘앙스가 풍부하고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을 많이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피에타>는 인간의 동물적 본성을 숨김없이 묘사하면서도 영혼 구원에 대한 희망을 간직한 작품”이라고 했다
펠레그리니는 “이 시대의 사람들은 죽지 않는 한 돈에 매여 살아간다”는 김기덕 감독의 말을 인용해 “영화 속 강도(이정진)가 청계천 영세한 공장 골목에서 채무자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채무자 손발을 아스팔트 위에 짓이기는 장면은 자본주의 사회의 슬픈 현실을 드러낸다”면서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로 인해 아들은 처음으로 ‘고통’을 느끼고 범죄의 현장에서 ‘자비’를 갈구하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어머니의 비밀로 인해 ‘피에타’는 복수가 되기도 하고 용서가 되기도 하며, 속죄가 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영화 <피에타>는 채무자의 돈을 뜯으며 살아가는 남자(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오면서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과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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