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내세우는 법이 없는 분이셨습니다.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만나면 이렇게 감사패 받았다고 혼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루도비꼬 장학금’ 기부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이 열린 20일, 고(故) 박준영 몬시뇰의 누나 박은경(글라라)씨 부부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만났다.
“남매 사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었어요. 갑자기 떠나는 바람에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박 몬시뇰에 관해 얘기를 꺼내자마자 박은경씨의 눈가에 이내 눈물이 맺혔다.
박씨 부부는 지난 5월 박 몬시뇰이 남긴 3억 원을 정진석 추기경과 상의한 후 가톨릭대 신학대학에 기부했다. 박씨 부부는 박 몬시뇰이 신학교에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언제나 입버릇처럼 신학교와 사제양성에 대해 걱정했어요. 장학금도 신학교 발전을 위해 쓰려고 모아둔 돈인데 미처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갑자기 떠났죠.” 고인이 생전에 품었던 뜻을 대신 기부하게 됐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박 몬시뇰은 평소 다른 이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했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했던 사제로 잘 알려져 있다.
“평소 어려운 이들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어요. 하지만 누구보다 검소하게 사셨고, 냉정하리만큼 공사(公私)가 분명했습니다.”
박씨는 인터뷰 말미에 신학생들에게 따뜻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요즘 점차 성소자가 줄고 있다고 들었어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잘 이겨내고 훌륭한 사제가 돼 한국교회가 좀 더 발전하는데 원동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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