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도(57)씨는 10년 전부터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서 살고 있다. 그는 10년 전 남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와 거리생활을 시작했다. 최씨는 가난했지만 폐지를 주워 생계를 꾸리며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살았다. 온종일 폐지를 주워 버는 돈은 3000원 정도. 하지만 그는 형편이 좀 나아지면 봉사활동을 통해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최씨가 콧물과 기침 증상으로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을 찾은 건 지난 2011년 5월. 계속된 치료에도 병세는 점차 악화됐고, 최씨는 같은 해 11월 서울성모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후에야 자신의 병명이 ‘후두암’임을 알게 됐다. 수차례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받은 그는 결국 지난 4월 기관지절개수술을 받았다. 최씨는 수술 이후 목소리를 잃게 됐다.
현재 최씨의 목에는 기관절개관이 삽입돼 있다. 매일 수차례씩 그 구멍으로 호스를 넣어 폐와 기도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제거해야만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수술 이후 조금이라도 건더기가 있는 음식은 넘길 수 없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씨의 식탁에는 언제나 미음과 간장 종지 뿐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넘기지 못한다. 최씨는 두 콧구멍을 휴지로 막고 식사를 한다. 최씨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음식물이 코로 역류해 먹을 수가 없다고 했다. 삼시 세끼 미음만 먹다 보니 영양상태도 엉망이 됐다. 최씨는 3평 남짓한 쪽방에서 말하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 못하는 고통을 안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지난 20일 최씨는 쪽방촌 이웃인 한동기씨의 도움으로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최씨의 담당 주치의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선동일 교수는 “최씨의 경우 수술 이후 방사선요법과 항암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상태가 좋지 않다”며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재발에 대한 걱정보다 병원비가 더 걱정이다. 말을 할 수 없는 최씨를 대신해 한동기씨가 어디론가 전화를 해 병원비 지원에 대해 문의했다. 몇 번의 전화가 오고 가고 나서야 최씨는 검사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
최씨는 그동안 요셉의원과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의 도움으로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암 치료 특성상 장기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앞으로도 원할한 치료를 위해서는 원내자선기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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