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두 번째 오라토리오가 10월 초연된다. 성김대건안드레아합창단(단장 이종숙 요안나, 담당 최호영 신부)이 기획한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가 그것. 첫 번째 오라토리오 ‘나의 김대건 안드레아’를 발표한지 2년 만이다.
부산교구 관리국장 조욱종 신부와 작곡가 김미희(35)씨, 성김대건안드레아합창단이 첫 번째 오라토리오에 이어 호흡을 맞췄다. 이번 작품은 교회적이고 한국적인 느낌을 십분 살렸다. 곳곳에 그레고리안 성가와 국악 풍이 가미돼 있다. 솔로와 합창 구성이 풍성해 지루하지도 않다. 또한 최근 재조명되고 있는 최양업 신부를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해설자의 역할이 중요한 오라토리오 작품인 만큼 이번 작품은 교회사와 음악을 접목해, 교리교육적인 면에서도 훌륭하다. 특히 조욱종 신부가 대본을 맡아 더욱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아낼 수 있었다. 조 신부는 “최양업 신부의 진중한 자세와 끈기는 이 땅에 조선교회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열정적인 사목활동을 했던 최 신부님의 고뇌를 더 밝히 알릴 수 없었던 부족함을 탓하며 이 작품을 마무리해 죄송한 마음이 한가득이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한 합창단의 용기 있는 도전 덕분에 가능했다. 음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개신교회에서는 오라토리오나 칸타타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음악을 발표하고 있지만 천주교에서는 이런 활동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오라토리오의 경우 예술성이 높아 작업하기가 쉽지 않았다. 열악한 교회음악 환경을 안타깝게 여긴 성김대건안드레아합창단은 자비와 후원금을 모아 이번 작품을 제작했다.
합창단 지휘자 박민식(미카엘)씨는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가 앞으로 교회음악을 공부하고 연주하는 교회음악가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되길 바란다”며 “이 작품을 디딤돌 삼아 더 훌륭하고 보배로운 작품이 많이 작곡, 연주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오라토리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는 10월 13일 오후 7시30분 서울 발산동성당에서 초연된다. 이후 11월 3일 오후 7시30분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 대성전, 9일 오후 5시 가톨릭대 성신교정 대성전에서 연주될 예정이다. 공연은 전석 무료.
※문의 010-9989-5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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