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에서 키워낸 친환경 농산물을 먹는 작은 실천이 바로 농촌을 살리는 일입니다. 이렇게 농촌을 살리는 것은 바로 환경을 살리는 일이고, 환경을 살려야 인간생명도 유지될 수 있습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이하 우리농) 전국 생활공동체위원회 김용희 위원장(마리비안네ㆍ62)은 “예를 들어 우리농 회원으로 가입하고 ‘하늘땅물벗’ 매장에서 먹거리를 사 먹는 행위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만을 지키는 소비가 아니라 농촌과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살리는 행위”라고 강조한다.
직거래도 먹거리의 가격을 낮추는 것만이 아니라 저장과 이동 등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 환경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 지구촌 환경오염 관련 문제들은 연일 뉴스토픽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굳이 푸드 마일리지(Food-miles)를 계산해보지 않아도, 장거리 운송과 장시간 저장을 거쳐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수입 먹거리들에 얼마나 많은 방부제와 첨가물이 들어가 있을지도 짐작하긴 어렵잖다.
하지만 우리 땅에서 ‘생명환경농법’으로 키운 농산물은 비싸다고 혹은 보기에 좋지 않다고 외면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무엇보다 농민들과 농촌이 무너지면 아무리 돈이 많은 도시민들이라 할지라도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물질중심주의가 앞서면서, 순간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희생시키고 나아가 자신의 생명까지 무분별하게 담보로 내놓는 현실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가톨릭교회에서 시작됐지만, 교회 안에서도 우리농이나 생활공동체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넘쳐난다”며 “이뿐만 아니라 생활공동체 활동가들이 FTA 등 그릇된 정책을 반대하면 도리어 ‘좌파’라고 매도당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생활공동체는 생명의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농촌에서는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도시에서는 본당을 중심으로 싹을 틔운 단체다. 특히 도시 생활공동체위원회는 각 본당 생활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도시와 농촌의 교류 활동을 지원할 뿐 아니라,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캠페인과 홍보활동 등에 보다 전문적인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생활공동체위원회 전국 대표로 5년째 활동 중이다.
김 위원장은 생활공동체 활동은 단순히 깨끗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소비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생명 지향적인 흐름으로 바꾸는데 근본적인 목적을 둔다고 설명한다.
또한 김 위원장은 “‘살림’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을 정상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호소한다.
실제 2012년 8월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다. 선진국들의 식량자급률은 대부분 100%를 웃돌고, 프랑스의 경우는 300%를 훌쩍 넘어섰지만,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면, 돈이 있어도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을 수 없는 현실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다행히 요즘엔 젊은 엄마들 혹은 청년들이 생명환경농법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예요. 이들의 관심이 일상 안에 자리 잡기 위해 우리가 모두 특히 성직자들도 생명을 살리는 실천에 적극 동참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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