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9월 2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교서 ‘언제나 어디서나’(Ubicumque et Semper)를 발표하고 ‘새복음화촉진평의회’를 신설했다.
교서를 통해 교황은 “복음화 사명은 교회의 본성 자체인데, 최근 우리 시대에 이르러 많은 장애를 경험하고 특히 세속주의의 영향으로 종국에는 신앙 포기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새로운 도전이자 당면 과제”임을 밝혔다. 그리고 새복음화촉진평의회의 신설은 “특별히 세속주의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지역의 개별 교회들을 위해 활동한다는 것”을 명시했다.
교황은 이후 2012년 10월 7~28일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세계 주교 시노드)의 소집을 발표했다. 주제는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 였다.
새로운 복음화가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최대 의제임을 감안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복음화 활동의 가장 우선적이고 근본적인 과제를 ‘신앙의 전수’ 문제로 꼽은 것이었다. 즉 새로운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이자 기초로서 ‘신앙의 정체성’ 문제를 검토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교황은 2011년 10월 11일 자의교서 ‘믿음의 문’(Porta Fidei)을 통해 ‘신앙의 해’를 선포했다.
결국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상대주의·세속주의 등 우리 시대에 만연한 교회가 직면한 위기의 현장, 또 신앙 위기의 배경들 속에서 이 모든 위기를 넘어서는 원동력을 ‘신앙의 정체성 확립’에서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새복음화촉진평의회의 신설과 세계 주교 시노드의 개최, 신앙의 해 선포는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신앙쇄신’이라는 같은 선상에 있다.
특히 신앙의 해 선포에 앞서 열리는 제13차 세계 주교 시노드는 사실상 신앙의 해를 여는 개막 행사의 성격이 짙다.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 부소장 박선용 신부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직을 시작한 이래 줄곧 간직하고 있던 주제가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과 그분에 대한 신앙의 아름다움’이었다”고 설명하고 “특히 유럽교회를 비롯해 세속화 등의 영향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사회 안의 교회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요청이 ‘신앙의 전수’임을 확인했다고 볼 때, 신앙의 해 선포 목적은 그러한 신앙의 아름다움에 교회의 관심을 모으는 것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진정한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만남’에 신앙을 그 바탕에 두었을 때 온갖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도 신앙은 그 온전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신앙의 해’는 세계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를 신앙 쇄신을 통해 되찾고 극복해 가고자 하는 노력이 아닐 수 없다.
지난 6월 21일 오전 바티칸 공보실에서 열린 ‘신앙의 해’ 소개 기자회견을 통해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이자 신앙의 해 조직위원회를 맡은 살바토레 피시켈라 대주교는 “신앙의 해 목적은 무엇보다도 신자들의 신앙을 북돋우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신앙의 해는 신앙에도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인 위기의 상황 속에 자리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의 부재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의 영적 빈곤은 극복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앙의 해’는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그분을 다시 찾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제공하는 기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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