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하게 사람들이 모였어요. 제가 왔다고 이틀간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학교에 들어갔는데 눈물이 나게 좋더군요.”
김양회 신부(광주대교구 해남본당 주임)가 모은 정성이 가난한 땅 모잠비크에 희망의 둥지를 만들었다. 김 신부가 지원한 돈으로 5개 건물로 구성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중학교가 완공돼 지난 9월 16일 모잠비크 시모이우(chimoio)교구 교구장 주례로 축복식을 봉헌했다.
“주교님께서 저 혼자 머릿돌 제막식을 하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저는 많은 은인들의 도움을 그저 전달했을 뿐인데요.”
김 신부가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워야겠다고 처음 마음먹었던 것은 9년 전 교구 관리국장으로 사목할 때였다. 사제수품 이후로 자신이 지금까지 받았던 도움들을 떠올리며 그 도움들을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줘야겠다고 결심한 김 신부는 현지답사를 위해 아프리카 앙골라로 떠났다. 그곳에서 아프리카 주민들의 처절함을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담아온 김 신부는 서울로 올라와 사진전을 열고 신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교회에서 하는 일이니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리라 믿고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고 그 결과 아이티와 모잠비크에 학교를 세울 수 있게 됐어요.”
지난해 본지 12월 18일자에 소개된 아이티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학교 축복식 이후 일 년 만에 맞는 경사였다. 475명의 학생들이 모잠비크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학교에서 꿈을 키워나가게 됐다.
“제가 가서 놀랐던 것은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이름을 따서 만든 도서실과 각 교실에 우리나라 성인들의 이름으로 된 명패가 붙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김 신부를 환영하러 모인 장소에는 태극기도 걸려 있었다. 현지인들에게 한국은 관심 없는 이국땅이 아니라 꿈을 키워나갈 둥지를 마련해준 나라가 됐다. 이제 김 신부의 다음 목표는 장학금 마련과 여학생 기숙사 건립이다.
“우리가 쓰는 돈을 조금만 아껴도 그들에게 충분히 도움을 전달해 줄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눔을 실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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