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현양과 교회사 연구에 평생을 바친 김진용(마티아) 회장이 9월 29일 오후 7시40분경 선종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인천교구 평협 부회장으로 활동하던 지난 1983년부터 사비를 털어 한국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의 묘역을 개발하고, 1993년 김대건 신부의 가족 피난지가 용인 ‘골배마실’이 아닌 ‘한덕동’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규명하는 등 한국교회 순교자 현양사업에 크게 기여했다. 또 1998년에는 은이공소와 미리내 사이에 있는 신덕·망덕·애덕고개에 사재를 들여 비를 세우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성지 개발에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순교자에 대한 사랑도 남달라 지난 2003년에 김대건 신부가 첫 미사를 봉헌했던 중국 상하이 횡당성당에 ‘성 김대건 신부 동상’을 기증하는가 하면, 2001년 3월 철거된 중국 상하이 김가항성당을 대신해 지어진 성당에 성모상을 기증하기도 하고, 2004년에는 경기도 양주군 울대리 산 22-2 의령 남씨 가족묘소 진입로에 남종삼 성인 묘역 안내 표지석을 설치하기도 했다.
인천교구 성지개발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는 병인박해 때 신자 9명이 처형된 제물포 제물진두(祭物津頭) 순교터를 규명해내고 강화 갑곶진두 및 진무영 순교터 관리에 힘을 기울였으며, 숨지기 전까지 엥베르 주교 피난처 연구에 혼신의 힘을 쏟는 등 순교자 현양운동에 놀라운 열정을 보였다. 또한 순교자들의 삶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손수 순교극 대본을 집필하는가 하면 1985년 해미성지를 시작으로 전국의 성지를 순회하며 직접 공연에 나서는 등 순교자들에 대한 가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이러한 공로로 고인은 지난 2002년 가톨릭대상(문화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2일 오전 인천교구 부평2동성당에서 교구장 최기산 주교 주례로 봉헌됐으며, 유해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천리 선영 아래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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