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는 2009년의 대히트곡이다. 평균 연령 19.6세의 5명의 여성에게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키고, 엉덩이춤을 연습시켜서 제작한 상품이다. 매끈한 허리선과 엉덩이춤이 핵심 전략이기 때문에 반팔티를 접어 올려서 복근과 허리를 노출했다.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힙합 바지에 멜빵은 모두 아래로 내리게 했다. 옷을 벗는 초기 동작과 같은 유혹의 설정이다. 이런 맥락은 가사 및 안무와 결합하면서 강한 성적 의미를 남성 무의식 안에 자연스럽게 각인시킨다.
‘라라라라라’ 다섯 명이 뒤돌아서서 매끈한 허리선을 과시하며 엉덩이를 돌린다. 이어지는 솔로 부분은 ‘언뜻 괜찮네! 내 눈에 좀 들어오네. 눈에 띄네! 살짝 조금 관심이 가네.’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발견했다는 뜻이다.
다섯이 함께 ‘똑딱똑딱 시간만 자꾸자꾸 흘러가 흘깃흘깃 시선만 자꾸자꾸 널 향해, 방긋방긋 미소만 웃음들만 흘리고, 이젠이젠 여길 봐!’한다.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곧바로 ‘hey 거기거기 Mr. 여길 좀 봐봐 Mr. 그래 바로 너 Mr. 내 옆으로 와 Mr. Hey 여기 Mr. 이젠 날 봐봐 Mr. 한참 바랬어 Mr. 이름이 뭐야 Mr.’가 이어진다. 다음 후렴구는 한 술 더 뜬다. ‘눈을 맞춰봐 Mr. 수줍어 말고 Mr. Hey 여기 Mr. 네가 궁금해 Mr. 뭐든 말해봐 Mr. 어디서 왔니 Mr.’ ‘미스터’의 심층에는 또래 남자에 대한 연애감정이 아니라, 아저씨를 향한 유혹이 담겨 있다.
‘미스터’에는 성행위를 강하게 암시하는, 율동적인 엉덩이춤과 수없이 반복되는 가사이자 노래 제목인 ‘Mr.’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이 상품을 아저씨들이 무방비로 즐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소녀에 대한 성적 욕망이 무의식 차원에서 강화되면서 원조교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저씨들이 카라 등의 걸그룹을 열광적으로 소비하는 이유가 결코 소녀에 대한 보호본능만은 아니다. ‘삼촌팬’은 그저 기획사가 붙여준 기만적 이름일 뿐이다.
왜 카라가 일본에서 소녀시대보다 더 큰 인기를 얻었을까? 롤리타 콤플렉스와 원조교제가 그 나라의 오랜 문화코드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무의식적 욕망을 정당화해주고 만족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문화상품은 진화 발전한다. 그래야 인기와 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상품으로서의 걸그룹이 이처럼 소녀를 활용하여 일본 남성들에게 야릇한 성적 만족을 주는 것이라면, 결국 우리가 수출한 것은 ‘문화적 위안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라의 막내가 당시 16세였다. 기획사는 이들을 본보기로 제시하면서 수많은 초등여아를 연습생으로 모아들이고 있다. 이 시대에는 진정 소녀를 보호해 줄 새로운 각시탈이 꼭 필요하다.
〈블로그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http://blog.daum.net/prolifecor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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