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외국 교회의 지원으로 지금과 같이 질적, 양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교회사 배경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우리가 먼저 하느님을 모르는 이웃 나라 형제자매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고 해외교회를 도와 구원의 희망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산해야 때임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2004년 4월 교구 선교지 체험단과 함께 11박 12일간의 일정으로 아프리카 남수단을 방문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들 가운데 살아 계심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복된 시간이었지요.
그땐 살레시오회 이태석 신부님께서 남수단 톤즈에서 활발히 선교활동을 펼치고 계셨습니다. 저희는 이 신부님께 후원금도 전달하고 수단 원주민들과 숙박을 같이하면 구호활동도 이어갔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소외된 오지마을 이웃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전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저는 일정 내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봉사해 준 선교지 체험단과, 정성을 다해 후원금을 모금해 준 수원교구민들에게도 감사의 마음뿐이었습니다.
우리의 소명이자 의무인 선교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고 실천하는데 힘을 싣고 있지만, 수단교회를 방문한 체험은 특별히 해외 선교사들의 사랑과 열정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우리 한국 선교사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지요. 우리 교구 사제들 가운데에서도 해외 선교 희망자가 있다면 그들의 열정과 활동을 적극 후원해, 선교의 불모지를 개척하고 이웃 교회의 자립을 지원하는 일에 힘을 보태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어 5월에 연 사제연수에서는 교구 신부님들이 해외 선교를 통해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교구상 형성을 구현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해 주셨습니다. 우리 신부님들 또한 급변하는 현대사회 안에서 보다 새롭게 다져가야 할 교회의 사명과 선교사로서의 사제 신원의식을 새롭게 환기한 덕분이었지요. 그리고 이러한 뜻은 이후 수원교구 피데이도눔 파견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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