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맡겨주신 이 사랑스러운 아기에게 당신의 사랑을 베푸는 힘을 주소서. 우리 아기가 자라면서 점점 당신을 닮아가고 당신 사랑을 알게 하소서.”
한 임산부가 볼록하게 불러온 배 위에 성호를 긋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옆에 있던 남편도 두 손을 아내의 배 위에 얹고 태아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14일 오후 4시. 수원교구 안양대리구 중앙본당(주임 양태영 신부)이 마련한 임산부와 태아를 위한 축복 미사 풍경이다. 나란히 앉은 예비부모들은 손을 꼭 잡고 진지하게 미사에 임했다. 성당 안에는 배가 부른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임산부가 자리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곳에는 훨씬 많은 이들이 미사에 참례하고 있는 셈이다.
본당 가정분과 주최로 13~14일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태교 교육도 마련됐다. 이세바 신부(살레시오회)와 장 다리아 수녀(인보성체수도회)가 각각 ‘가정의 중요성’과 ‘생명의 신비와 성사 안에서의 자녀교육’을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이 신부는 가정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가정은 사회와 교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세포”라고 강조했다.
“가정교육의 시작은 태아 때부터 부모와 함께 시작해야 합니다. 자녀의 내면 안에 있는 소질과 능력을 이끌어 내고 성장시키도록 동행해 줘야 해요. 일방적인 사랑이 아닌 자녀가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응답하는 사랑과 희생이 필요합니다.”
장 수녀는 부모의 행복을 올바른 태교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며 성경을 통한 태교 방법을 제시했다.
“태아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우선 행복해야 해요. 말씀을 통해 내적 상처를 치유 받고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건강한 정서를 되찾아야 합니다. 삶의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는 성경은 태아에게 건전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날마다 성경을 낭독해 말씀이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에 참가한 예비 부모들은 태교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들이 하나 둘 씩 분명해질 때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강의에 집중했다. 이번 교육에 남편과 함께 참가한 현혜진(베로니카·32)씨는 내년 1월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임산부가 다 같이 모여 태아를 위해 함께 기도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고요. 제가 모태신앙을 통해 자연스럽게 신앙을 물려받았듯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신앙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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