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으로 기도하고, 건반으로 노래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본당의 반주 봉사자들이다. 용인대리구 성복동본당 반주 봉사단장 심미학(수산나)씨 역시 건반을 통해 하느님을 만난다. 초등학생이던 8살, 주일학교 미사 반주를 시작한 뒤 38년이 지났다.
“평일에 학교에 가듯, 주일이면 부모님 손을 붙잡고 성당에 갔지요. 성당에 가는 건 언제나 즐거웠어요. 당시 성당에 있던 풍금으로 반주를 시작했지요. 중·고등학교 때에는 성인미사 반주도 맡게 됐어요. 반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공도 선택하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저 스스로가 반주를 잘 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반주 봉사를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나이가 들면서 더 깊은 울림을 느끼게 됐다.
“한 해 한 해가 정말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반주를 하면서 제대 앞에서 제일 먼저 성체를 영할 수 있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지요. 이런 역할을 맡겨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게 됐어요.”
자신의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심씨는 현재 대학교 1학년인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반주 봉사에 데리고 다녔다. 오랫동안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도 문득 반주를 하겠다고 나섰다. 심씨의 아이 또한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반주 봉사를 하고 있다.
심씨는 본당 그라씨아 성가대 제Ⅰ팀과 제Ⅱ팀 반주를 맡고 있다. 특히, 제Ⅱ팀은 혼배·장례 전문 성가대로 새로운 시도에 동참하고 있다. 반주 봉사가 심씨의 신앙생활에 길라잡이가 되고 있는 것. 심씨가 건반을 두드리며 드리는 기도는 연습시간에도 계속된다.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한 연습시간은 성체조배가 따로 없습니다. 불 꺼진 성당에 들어와 연습하는 날이 많은데, 그것이 바로 성체조배이지요. 저만의 역할이 있음에, 미사 전후에도 항상 감사함을 잊지 않게 해주시는 것 같아요.”
심씨는 사회에서도 전문 반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성악 및 합창단 전문 반주자로, 또한 성빈센트병원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중창단 반주자로도 나선다. 우리나라에 음악치료가 들어오기 전, 노인복지관에서 음악치료 봉사를 하기도 했다. 반주 봉사단장으로서 비전공자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여기에 엄마의 역할까지 보태지면 체력에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심씨에게 반주 봉사는 언제나 ‘감사’와 ‘행복’이다.
“반주를 하다보면, 허리가 아파옵니다. 온몸에 힘을 다해 반주를 마치고 나면 지치기도 하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반주 봉사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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