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의회를 상기시키는 표징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신앙의 해 개막을 알리는 11일 미사에는 공의회를 상기시키는 다양한 표징들이 미사 전례에 도입됐다. 복음서는 공의회에서 사용됐던 성경을 사용했고, 공의회의 7개 최종 메시지 선언 역시 마찬가지로 공의회의 정신을 일깨워주는 전례적 장치였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강론에서 이러한 표징들은 “단순히 어떤 사건을 기억하도록 해주는 것을 넘어서 공의회가 촉발했던 영적 운동에 더 깊이 참여하도록 해주고, 참된 의미의 공의회 정신에 따라 우리의 정신을 고양해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공의회의 참된 의미는 그리스도와 사도적 신앙, 그리스도를 모든 개인과 백성들에게 전해주려는 내적 열망에 의해 촉발되는 사도적 신앙이라고 강조했다.
■ 공의회는 전통과의 연속성 가져
교황은 신앙의 해 개막식 강론에서 공의회를 자칫 교회의 전통과 단절된 것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에 대해서 이는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공의회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 중의 하나는 공의회 자체가 교회의 세기에 걸친 전통들과의 연속성 안에서 이해돼야지, 결코 과거와의 극단적인 단절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공의회는 신앙의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것도, 오래된 것을 대치하기를 원한 것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공의회는 똑같은 신앙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생하게 삶으로 나타나기를 원했고, 세상이 변화되어도 신앙은 여전히 살아남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 공의회와 신앙의 해는 필연의 관계
교황청 새복음화평의회 의장 리노 피쉬첼라 대주교는 ‘신앙의 해’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앙의 해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과 맞물리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피쉬첼라 대주교는 교황청 공보실에서 가진 회견에서 신앙의 해는 공의회에 대해서 다시금 성찰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의회는 20세기 교회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고, 그 가르침을 성찰함으로써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교회의 노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공의회 자체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특별한 순간”이라며 신앙의 해는 “형제적 사랑과 성사생활 안에서 특별히 교리교육을 통해 신자들을 양성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교황, 평신도들에게 메시지 전달
【바티칸 외신종합】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교회와 세상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데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앙의 해 개막식에서 각 분야의 평신도들에게 공의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식을 가졌다.
교황은 11일 신앙의 해 개막 겸 공의회 개막 50주년을 기념하는 미사의 말미에 교황 바오로 6세가 7개 영역의 평신도들에게 각각 공의회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을 본떠 오늘날 각 분야의 평신도들을 대표하는 신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황청은 이러한 상징적인 표현이 단지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고 기념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의회를 특징짓는 영적 운동에 더욱 깊숙이 참여하도록 해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공의회가 폐막된 1965년 12월 8일, 세상과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소명을 실천하는 정치 지도자, 과학자와 문화계 인사, 예술가, 여성, 노동자, 가난하고 병들고 고통 받는 이들, 젊은이들 등 7개 영역의 평신도들에게 각각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교황은 한홍순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 등 외교관들에게 전한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교회가 정치인들에게 요청하는 유일한 것은 자유, “신앙을 믿고 선포하는 자유, 하느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자유, 생명의 메시지를 살아가고 전하는 자유”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지난 2010년 지하 광도에 갇혔다가 구출된 33명의 칠레 광부 중 한 명인 루이스 우르주아 이리바렌에게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교회는 노동자들의 봉사에 감사하며, ‘용기, 헌신, 직업적 양심, 정의에 대한 사랑’ 등의 덕목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브라질, 콩고, 필리핀, 프랑스, 호주와 미국 등의 젊은이들에게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들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힘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데 사용하기를 권고했다.
교황청 새복음화평의회 리노 피쉬첼라 대주교는 신앙의 해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의회가 열린 당시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교회는 여전히 남성과 여성, 유명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모두로 구성돼 있다”며 각 분야의 사람들을 고르게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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