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높은 담을 헐고 사회 속에 교회를 심어야 한다”며 한국 역사 현실에 동참하는 교회, 가난하고 봉사하는 교회상을 보여준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교회와 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신자들은 물론 대중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김 추기경은 선종 이후에도 지금까지 사람들 마음속에 남아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이렇듯 민중과 동고동락한 성직자의 모습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역사 안에서 종종 발견된다. 그중 한 명이 인도네시아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알베르토 소에기자 프라나타(Albertus Soegijapranata) 대주교다.
소에기자 대주교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소에기자(SOEGIJA)>가 4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에 초청돼 한국 영화팬, 신자들을 만났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부터 민족국가의 독립을 이뤄내는 1949년까지의 역사적 사실을 민중들의 미시사로 재구성했다. 혁명군 오빠를 기다리는 간호사, 그녀를 흠모하는 네덜란드 종군 사진사, 끌려간 엄마를 기다리는 소녀, 문맹의 게릴라군 소년, 다혈질의 네덜란드 군인, 가족을 그리워하던 일본육군대령 등 국가, 이념, 인종, 언어, 문화를 넘어 민중들의 삶과 죽음을 소에기자 대주교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번 영화는 예수회 인도네시아관구가 직접 제작해 눈길을 끈다. 예수회 회원이었던 소에기자 대주교의 활동을 영화화함으로써 역사 속 예수회 사도직 활동을 조명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젊은 영화인들이 모범으로 삼고 있는 거장 가린 누그로호 감독이 연출을 맡아 더욱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1200만 루피(한화 추산 14억 원)를 투입한 대작을 다루면서도 감독은 전쟁터의 스펙터클이나 영웅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만 아군과 적군의 구분 없이 ‘휴머니즘’을 영화 전반에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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