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체. ‘그리스도교적인 작은 공동체’를 뜻하는 이 공동체는 억압과 빈곤, 사제 부족 문제를 해결,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으로 1956년 브라질에서 시작됐다. 소공동체는 사목활동과 복음화를 성직자와 본당 조직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본격적으로 도입돼 올해로 소공동체 도입 20주년을 맞고 있다.
수원교구 역시 2001년 반포된 ‘제1차 시노두스 최종문헌’에서 “구역·반 공동체와 청소년 신앙생활의 활성화를 이룸으로써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면 교구는 앞으로 더 큰 문제들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소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소공동체를 활성화 시켜나갈 의지를 다졌다.
소공동체는 외형적으로 급격히 성장해 대형화된 오늘날 한국교회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실현시키는 데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규모의 인원으로 구성된 공동체는 상대적으로 친교를 느끼기 쉬웠던 초대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재현해준다. 또 평신도가 주축이 되는 공동체로서 평신도의 역량과 지도력을 향상시켜 평신도가 적극적으로 사도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성경을 가까이하고 말씀을 생활에서 실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도와 성경 나눔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소공동체 모임은 신자들이 더 자주 성경을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말씀을 생활에서 실천함으로써 지역의 소외된 이를 돕고 자연환경 보호를 하는 등 사회복음화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소공동체를 정착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존 신심단체들과 소공동체 사이의 협력 문제도 있었고, 상대적으로 모이기 쉬운 여성 중심으로 편향돼 남성 소공동체가 취약해지는 단점도 생겼다. 모임을 하더라도 교회공동체를 형성하지 못하고 단순 기도모임에 그치는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 신자들이 ‘소공동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번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및 신앙의 해 교구장 사목교서’에서도 “그동안 소공동체 모임이 본당 내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였다면 소공동체 모임이 뜨거운 열정으로 활성화되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구체적으로 체험하고 나눌 수 있는 모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특히 소공동체는 자선과 애덕활동이 신앙의 본질인 ‘나눔이요 섬김’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해 줄 것”이라며 소공동체의 영성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