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성사 때는 공소가 없는 본당은 분당구역별 고해성사 일정 때문에 바쁘고, 공소가 있는 본당에서는 때로는 거의 한달 동안 매일은 아니지만 공소에도 다녀와야 합니다. 그 외에 대축일 행사 준비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바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제와 신자들을 위해 좀 더 적합한 방법이 있다면 구태여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상상할 수는 없겠습니까? 판공성사표는 모든 신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도록 일시를 정해주면서 발급할 것이 아니라, 1월(예수부활축일을 포함하는 반년)과 6월(예수성탄축일을 포함하는 반년)에 발급하고, 그 해당 반년 내에 자유롭게 고해성사를 받은 후 본당사무실이나 고해소에 가지고 오도록 하는 것입니다.
판공성사표는 성사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본당 통계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별도로 판공성사 일시가 정해지지 않고 신자들은 자유롭게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게 한다면 통계에 필요한 판공성사표는 자연스럽게 본당사무실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가 도입되면 일반적으로 판공성사를 받는 본당신자들의 수가 감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고백할 죄에 대한 신자들의 개념이 변할 뿐 아니라, 죄책감보다는 하느님 사랑이 강조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신자들이 소죄까지 고백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의 신앙생활이 열성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 것 입니다. 이제는 ‘죄’ 개념 중심에서, 죄를 피하려는 소극적 방법에서 ‘사랑’ 개념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사랑하려는 신앙생활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한번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본당신부님들에게도 이러한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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