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가운데 하느님 부르심을 받아 봉사의 삶을 산지도 벌써 2년 여, 그동안 진정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를 했는지 아니면 하느님이 아닌 나를 드러내려 애쓴건 아닌지 잠시 돌이켜 봅니다.
우리 본당 주임신부님께서는 신자들에게 ‘신자는 신자다워야 하며, 봉사자는 봉사자다워야 하고, 성직자는 성직자다워야 한다’며 신앙인다운 겸손을 늘 강조하시고 우리들의 교만과 성숙하지 못한 신앙을 안타까워하십니다.
성경 말씀 여러 곳에는 예수님의 진정한 겸손에 대한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12년간이나 하혈하던 여인과 나병 환자, 눈먼 봉사를 고치시는 등 수많은 기적을 일으키신 다음 항상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시며 오히려 그들의 신앙을 격려하십니다. 기적의 주인공은 예수님 당신이시면서도 주인공의 자리를 양보하시는, 인간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깊은 겸손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강조하시는 진정한 겸손은 어떤 것일까요?
‘내 안에 가득한 욕심, 교만, 이기심, 나쁜 습관을 매일 아주 조금씩 버리고 하느님으로 채워가려고 노력하는 삶의 모습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겸손한 아내는 품위가 있고, 남을 험담하지 않으며, 절제할 줄 알고,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으며, 자녀들과 집안을 잘 이끄는 모범적인 아내가 될 것이고, 겸손한 남편은 충실하고, 절제할 줄 알며, 단정하며, 자기 집안을 잘 이끌고, 자녀들을 사랑으로 이끄는 품위 있는 가장이 될 것입니다.
겸손한 신자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인 본당 공동체, 하느님이 기대하시는 아름다운 신앙 공동체를 만드는 모범적인 신앙생활로 사랑받을 것이며, 신부님으로부터 봉사직을 권유 받으면 ‘시간이 없어서’ ‘신앙심이 부족해서’ ‘능력이 부족해서’라는 등 겸손을 가장한 핑계는 대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예, 순명하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열심한 봉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며 순명하는 봉사자,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봉사자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겸손이 있는 곳에 은혜를 베푸시고, 겸손이 사라지면 은혜를 거두어 가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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