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 대구대교구청 교구장 집무실
■ 대담 : 마승열 편집국장
2011년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던 2차 교구 시노드가 폐막미사를 봉헌하며 그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러나 시노드의 폐막은 ‘결과 실천’이라는 큰 과업을 지닌다는 점에서 ‘새 시대 새 복음화’를 향한 새 여정의 출발로 볼 수 있다. 특히 ‘신앙의 해’와 대구대교구 2차 교구 시노드 모두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2차 교구 시노드 폐막을 앞둔 10월 25일,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를 본지 마승열 편집국장이 만나 특별 대담을 가졌다.
조 대주교는 대담을 통해 “이번 시노드와 신앙의 해를 통해 다시 한 번 주님을 알고,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선포하고자 하는 열망이 되살아나면 좋겠다”며 “우리의 노력과 하느님 섭리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 조환길 대주교는 이번에 시노드 본 회의는 폐막하지만 그 과업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승열 편집국장(이하 ‘마 국장’) : 제2차 교구 시노드는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3대 기념사업 중 하나로, 대구대교구가 새로운 100년의 비전을 설계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2011년 대구대교구 100주년을 지낸 소감, 그리고 제2차 교구 시노드가 어떤 의미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 조환길 대주교(이하 ‘조 대주교’) : 100주년은 한마디로 ‘하느님 은총의 세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대교구가 100년 동안 이렇게 살아왔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우리 선조들이 그만큼 노력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이 땅에 큰 축복을 주시고 큰 은총을 베풀어 주신 덕분입니다. 지난해 감사의 축제를 무사히 마무리한 것 또한 감사드릴 일입니다.
제2차 교구 시노드는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시노드 본 회의는 폐막하지만 마무리는 아닙니다. 그 과업은 앞으로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하기에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마 국장 : 본격적으로 시노드 결과에 대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번 폐막미사에서 교구 시노드의 결과인 ‘교구장 사목교서’에 서명을 하시게 됩니다. 교서의 주요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 또한 시노드 결과를 교구민들의 삶 속에 실현할 수 있도록 계획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 조 대주교 : 교구장 교서의 항목은 총 56개로 머리말 5개와 맺음말 3개를 제외하면 48개 항목입니다. 청소년과 청년으로 나눠진 ‘젊은이 복음화’와 ‘새 시대 선교’에 많은 주안점 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사목은 주일학교 일변도가 아니라 다양하고 다변화된 사목이 필요하고, 신앙을 교리만 습득할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살아가는 그런 공동체적인 삶을 통해서 체득하는 형태로의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또한 청소년사목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도 대두됐죠. 청년사목 역시 이들을 위한 사목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청년 대상 프로그램의 다양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새 시대 선교도 시급합니다. 오늘날 선교가 잘 안 되고, 냉담교우가 많아지는 문제가 무엇인지 되짚어 보면서 선교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 번 불러 일으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신자들에 대한 선교교육은 물론 사제부터 ‘사제가 곧 선교사’라는 의식을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외된 이들도, 그동안 많은 사회 환경의 변화로 다문화가정, 탈북자 등 새로운 소외계층이 생기고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관심과 배려는 물론 조직적으로 봉사자들을 교육하고, 봉사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안이 있습니다.
교구와 대리구 및 사제 생활에 대해서는, 2003년부터 시행한 대리구제를 점검하는 기회였습니다. 또한 효과적으로 사제의 사목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제인사위원회 설치나 부주임제 시행 등 방안을 내 놓았어요. 무엇보다도 사제단이 교회와 하느님나라 건설을 위해 기쁨과 소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그들 각자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성직자실, 성직자위원회 등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마 국장 : 특별히 교구 시노드의 주제인 ‘새 시대 새 복음화’는 전 세계교회가 함께 지내고 있는 ‘신앙의 해’ 주제와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시노드가 신앙의 해를 보내는 대구대교구와 한국교회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 조 대주교 : 이번 시노드와 신앙의 해 선포 모두 신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지난 가톨릭신문 10월 21일자를 통해 신앙의 해 개막미사 보도를 접했습니다. 교황님의 개막미사 강론 내용 가운데 ‘영적인 사막화’ 라는 표현이 굉장히 실감나게 와 닿았습니다. 오늘날 세속주의, 물질주의, 상대주의의 위협 속에 믿지 않는 사람들뿐 아니라 믿는 사람들, 신앙인들까지 거기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참 어렵지 않을까 하는, 그래서 영적인 사막화라는 표현을 썼을 겁니다. 유럽교회가 더 그런 위기를 느끼겠습니다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냉담교우가 늘어가고, 선교도 잘 안 되고, 신앙인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옛날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고, 그런 원인들을 잘 파악하고 타개해야 될 것입니다.
‘새로운 복음화’라는 것은 그 대상이 믿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미 믿는 사람, 즉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시노드와 신앙의 해를 통해 다시 한 번 주님을 알고,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선포하고자 하는 열망이 되살아나면 좋겠고, 우리의 노력과 하느님 섭리에 달려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마 국장 : 이제 대구대교구민들은 새로운 100년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노드의 후속조치들이 교구민들의 삶 속에 실천 되고, 또 특별히 신앙의 해를 맞아 신자들이 스스로 내적 성숙과 성찰, 변화의 노력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향후 교구가 교구민들에게 어떠한 비전을 제시하며 활동을 전개해 나갈 지 말씀해 주십시오.
- 조 대주교 : 일단은 시노드에서 결의한 내용들이 실천되도록 노력해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신앙의 해와 발맞춰 교구와 대리구, 본당이 하나의 뜻을 갖고 결의 내용들을 계속 홍보하고, 교육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각 가정과 개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어떤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사목현장이 당장 10년 후에는 또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겠지만, 필요하다면 새로운 시노드를 열어서라도 거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의식을 찾아내고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끌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신자들도 지속적으로 교구 방침과 진행 방향에 따라서 변화되고, 그것이 이뤄질 때에 세상 복음화를 위한 도구로서의 교구 모습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 국장 : 시노드가 ‘함께하는 여정’으로, 어떻게 하면 교구민들의 삶 속에 제대로 전달되고 실천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교회의 몫일뿐 아니라 매스컴사도직을 수행하는 가톨릭신문의 중요한 사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주교님께서는 저희 신문사 사주이시고 주교회의 매스컴위원장으로 봉직하고 계십니다. 가톨릭신문이 은혜로운 신앙의 해를 맞아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지에 대해 고견 부탁드리겠습니다.
- 조 대주교 : 가톨릭신문은 교회 내 신문이고, 사회의 매스컴에 비해서 규모가 작고 미미하게 보일는지 몰라도 실제 내용 면에서 끼치는 영향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톨릭신문사에 종사하는 분들이 좀 더 자부심을 갖고 전념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신앙의 해를 맞아 정말 올바른 신앙이 무엇인지 되짚어보고, 거기에 따른 정보, 지식 등을 제대로 전달해야 할 것입니다. 올바르고 좋은 신앙의 모델들을 찾아내 소개하고, 신앙 안에서 기쁘게 사는 모습들을 발굴해내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우선 가톨릭신문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그런 의식을 갖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복음화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삶에서 좋은 글, 좋은 작품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마 국장 : 대주교님 말씀 깊이 새겨서 독자들에게 지면을 통해 좋은 영향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신자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 조 대주교 : 대구대교구가 좋은 전통과 역사 속에서 성장해 온 것에 대해 교구민들은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또한 꾸준하게 하느님나라와 교회를 위해 헌신해온데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제2차 교구 시노드를 폐막하면서 부족한 것도 있지만, 앞으로 살면서 채워나갈 것입니다. 시노드에 따른 후속 실행에 함께 협력해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신자 여러분들에게,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신앙쇄신을 가져올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 하느님을 믿고, 그분을 소망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핵심이고 전부입니다. 세상의 조류에 따라 살지 말고, 어떠한 세상 변화가 있고 물결친다 하더라도 하느님 말씀을 굳게 믿고, 소망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고. 또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복음화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