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외롭지 않게 편안히 가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려는 마음이 모여 ‘연도’ 봉사에 나서고 있지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연도봉사자 한수덕(요셉ㆍ서울대교구 방배동본당)ㆍ곽인숙(마리아)씨 부부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가족(고인)을 성심성의껏 모시려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 ‘연도’를 봉헌한다. 특히, 한씨는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 더욱 광범위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방에서 큰 병원을 찾아 병원에 머무르던 신자 분들이 돌아가시면 찾아줄 이들이 적어 장례를 치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유가족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유가족들을 대신해 마지막 가는 길에 공경의 마음을 담아 기도로 봉사를 하는 것이지요.”
가톨릭중앙의료원 내 병원 장례식장 운영을 맡고 있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지난해부터 장례식장을 찾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장례 절차의 도움을 주고, 마음의 위로를 전하기 위해 연도봉사단을 꾸렸다. 현재 한씨가 팀장을 맡고 있는 A팀에는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60~70대로 구성된 A팀에는 한씨 부부와 함께 서울대교구 사당동본당에서 연령회 봉사를 했었던 이웃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지금은 연도 봉사에 부부 모두 발벗고 나서지만, 부인 곽씨는 처음에는 죽은 이들을 위한 봉사에 나설 용기가 부족했다. 한씨가 시신의 염을 하고 돌아오는 날에는 한씨에게 퉁명스럽게 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도’의 의미를 통해 ‘죽음’의 의미를 깨닫고 나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임하고 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은 영원히 하느님 곁에서 살게 됩니다. 우리가 생명을 다하고 나면 다시 만날 수 있지요.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아니까요. 이렇게 ‘연도’를 통해 고인의 ‘부활’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쁩니다.”
한씨 부부를 비롯한 각 병원 장례식장 연도 봉사자들은 상을 당한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장례식장을 찾은 비신자에게도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고 있다.
“저희가 ‘연도’ 하는 모습을 보고, ‘가톨릭은 장례 때에도 참 좋다, 따뜻하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슴에서 우러난 ‘연도’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지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연도 봉사자 A팀은 한 달 5~6회 정도 연도 봉사에 임한다. 봉사자들은 수차례 ‘연도’를 진행하면서도 매번 ‘연도’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있다. 그 의미가 봉사자들이 밤낮을 잊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도록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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