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부는 10월 31일 수원대리구 율전동성당에서 ‘주께 드리네’라는 주제의 음악회를 열어 지부 설립 10주년을 축하했다. 한국미바회의 여러 교구 중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선교용 차량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는 수원지부의 10년을 돌아본다.
■ 교구, 미바 정신을 실천하다
‘1km에 1원을 봉헌해 해외선교사를 돕자’는 정신과 자신의 무사고 운전과 탑승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량 운행 1km당 1원씩 후원하는 한국미바회. 오스트리아에서 시작한 이 운동이 수원교구에도 뿌리를 내렸고, 지부가 생겨난 것은 2002년의 일이었다.
당시 초대 영성지도 정지웅 신부는 교구에 한국미바회 수원지부라는 이름으로 임원진을 꾸리고 미바회의 정신을 알렸다. 이후 정 신부의 사제 은퇴와 함께 2006년 이기수 신부, 2008년 배용우 신부, 2010년 김봉기 신부에 이르기까지 수원지부는 꾸준한 차량지원금을 전달한 것은 물론, 세계 여러 곳에 다양한 차량을 보냈다.
2002년 교구에 터를 잡았지만 수원지부가 교구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2009년, 아프리카 수단으로 선교를 떠나는 교구 사제들을 위해 4000만원 상당의 차량 1대를 지원하면서부터였다.
이어 전임 교구장 최덕기 주교의 해외선교에 대한 열정과, 수단에서 사목하던 이태석 신부의 선종 소식으로 교구민들이 해외선교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과 더불어 해외선교사에게 차량을 지원하는 한국미바회의 이름도 빠르게 퍼져나갔던 것이다.
김봉기 신부는 “어렵게 모은 후원금을 아프리카 수단으로 선교를 떠나는 교구 사제들을 위해 지원함으로써 수원지부의 존재를 교구에 알리는 큰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교사에게도 차량 지원
수원지부는 2010년 성빈센트드뽈 자비의 수녀회 미얀마 양곤본원에 1톤 트럭을 전달했으며, 2011년 8월에는 살레시오회가 사목하는 몽골 셀렝게도 및 다르항시에 20인용 미니버스를 보냈다.
올해 7월에는 캄보디아 캄퐁솜의 도미니코 선교수도회에, 8월에는 대전교구와 함께 아르헨티나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에, 이어 같은 달 중국 장춘에서 선교하는 교구 김진우 신부에게 차량을 전달했다.
하지만 수원지부의 설립 10주년이 의미 있는 것은 수원지부가 차량 지원 대상을 해외선교사에서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교사에게까지 넓힌 데 있다. 이는 이주민 사목을 위해 활동하는 외국인 사제에게도 차량을 지원하자는 한국미바회 총재 유흥식 주교의 뜻에 발맞춘 것이기도 하다. 수원지부는 지난해 12월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발안 엠마우스에서 사목하는 제리 말라탐바 신부에게 스타렉스 차량을 제공했다.
차량 제공의 과정 또한 의미가 특별하다. 수원지부 소속 미바 마니피캇 합창단이 한국미바회 창립 30주년 감사음악회를 열었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차량을 지원한 것이다. 수원지부 미바 마니피캇 합창단은 음악을 통한 미바회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매년 정기연주회와 각 본당 순회 미사 성가 봉사 등을 실천하고 있다.
당시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최병조 신부는 “제리 신부님은 그동안 넓은 지역을 선교하면서도 차량이 없어 선교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오셨다”면서 “이 차량을 통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선교사들이 선교 사업에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수원지부는 앞으로 미바회의 미래를 계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미바회 공동 지도사제단’을 만들어 대표 지도신부와는 별도로 현직 사제들이 미바회 지도신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현재 후원본당 35개, 지도 사제단 7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후원회원 200여 명, 단체 및 기업 4곳 등을 두고 있다.
▲ 한국미바회 수원지부가 미얀마 양곤본원 성빈센트 드뽈자비의 수녀회에 전달한 차량 앞에서 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서울·수원·부산의 미바회원들이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를 방문해 천주교구 하얼빈 조선족천주교회에 선교용 자동차를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수원지부는 이주민 사목을 위해 활동하는 외국인 사제에게도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 한국미바회 수원지부 영성지도 김봉기 신부
“하느님 사랑 전하는 선교사와 늘 함께합니다”
▲ 수원지부 소속 미바 마니피캇 합창단은 음악을 통해 미바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미바회 수원지부 영성지도 김봉기 신부는 수원지부 설립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시간을 차분히 회고했다. 해외선교사와 응급환자, 청소년교육 등 해외선교의 다양한 분야를 위해 차량을 지원했던 시간을 거쳐, 현재 수원지부는 일 년에 2~3대 이상의 차량을 선교지로 보낼 수 있을 만큼 크게 성장했다.
“초대 지도사제 정지웅 신부님은 한국미바회의 터를 교구에 일구셨고, 이기수 신부님은 안목과 시야가 넓어 후원회의 규모를 늘리셨지요. 배용우 신부님은 아프리카 수단으로 선교를 떠나는 교구 사제들을 위해 어렵게 모은 후원금으로 차량을 지원하셨고요.”
김봉기 신부는 수원지부 전임사제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미바회 공동 지도사제단을 만들어 대표 지도신부와는 별도로, 현직 사제들이 미바회 지도신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기수 신부의 의견으로 한국미바회 수원지부 ‘미바 마니피캇 합창단’을 창단했고, 지난해 선교차량을 지원한 몽골 살레시오회를 직접 방문해 ‘몽골 선교지 자연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후원 본당이 35개인데 2013년부터는 70여 개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미바회의 모든 노력은 ‘만방에 나아가 복음을 전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고, 세계 곳곳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선교사들을 돌보아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뤄진 것이에요.”
김봉기 신부는 10월 31일 수원 율전동성당에서 수원지부 설립 10주년을 맞아 감사미사와 기념음악회 ‘주께 드리네’를 봉헌하고, 미바 마니피캇 합창단 등과 함께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우리 모두가 해외선교사가 직접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선교의 도구인 자동차를 마련해줌으로써 우리도 하느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의 역할을 함께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주님의 뜻이니 앞으로도 주님의 능력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