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마태 5,4)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 이별이 ‘죽음’과 연관돼 있다면 슬픔과 상처가 더욱 크다. 예수회는 2006년부터 사랑하는 배우자, 자녀를 잃은 이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하늘사랑(배우자 사별자 모임), 하늘마음(자녀 사별자 모임)’이 그것이다. 위령성월을 맞아 모임을 담당하고 있는 정제천·최성영 신부(예수회)를 만났다.
“세상에 혼자만이 아픔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을 만나 위안을 얻고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두 신부는 이러한 변화는 하느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늘사랑 하늘마음’은 최대제 신부에 의해 시작됐다. 사목 현장에서 사별자를 접하게 되면서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던 최 신부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8주간의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됐다. 정 신부와 최 신부는 3년 전부터 각각 하늘사랑과 하늘마음을 담당해 오고 있다.
정 신부는 “감정도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인데, 이를 억압하고 왜곡시키기보다는 아플 때 아프다고 하면 좋겠다”면서 “이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이 교회 내에 널리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생명력은 ‘공감’이다. 비슷한 아픔을 가진 이들의 모임이기에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덕분에 가족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한다. 사제는 모임에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참가자들에게 위로와 큰 힘이 된다. 정 신부와 최 신부는 수년간 모임을 담당해 오면서 이런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사제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모임을 정 신부는 ‘사제학교’라고 부른다. 그는 “사제는 그저 이들에게 간이역 역할을 할 뿐”이라면서 “참가자들의 나눔 안에는 이미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 다 담겨 있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정 신부는 참가자들이 환자이면서 곧 의사라고 덧붙였다.
두 신부는 최근에 사별자 중에서도 ‘남성’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올해 첫 하늘마음 남성모임을 마련한 최성영 신부는 “한국 남성들은 감정을 드러내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면서 “그런데 모임 통해서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큰 위안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늘사랑과 하늘마음은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접수는 전화로 가능하며, 면담을 통해 환경과 나이 등을 감안해, 7~8명 기준으로 한 조를 편성한다. 모임은 8주간 진행되며, 이후에는 바오로딸수녀회가 이끄는 독서포럼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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