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에 대해 알고 계세요? 노인학대 신고·상담 전화는 1577-1389입니다.”
10월 29일 서울 지하철 5호선 마장역.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시립성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문경수) 노인학대예방 실버스마일 지킴이 사업단 어르신들이 시민들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어르신들은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 2월 모집된 사업단은 총 10명의 어르신이 활동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총 22시간의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4월부터 복지관과 행인들의 왕래가 잦은 지하철 역사 등에서 매주 2회씩 캠페인을 벌인다.
캠페인의 선봉은 올해로 2년째 사업단에서 활동 중인 김영순(73)씨가 맡았다. ‘노인학대 예방캠페인’이라고 쓰인 어깨띠를 두른 김씨가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한 시민들에게 노인학대 신고전화 스티커 설문조사 참여를 부탁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기대했던 것보다 호의적이다. 많은 시민들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설문에 응했다. 그중에는 “좋은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다”, “추운데 고생하신다”며 응원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설문에 참가한 직장인 김나리(32)씨는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에도 열심히 캠페인 활동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덕분에 노인학대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순씨는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게 낯설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하니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학대받고 있는 노인들이 많거든요. 보통 흔히 알고 있는 신체적 학대 말고도 정서적·경제적·성적 학대 등 다양한 종류의 학대가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관심 두도록 저희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알려야 할 책임이 있어요.”
강동례(마리아·77)씨도 “캠페인에 직접 참여하고 나서야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며 “시민들이 문의해 올 때마다 교육받은 내용을 친절하게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사업단은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어르신들은 주 평균 9시간 근무를 통해 월 20만 원을 받는다. 사업팀 팀장 강경원(75)씨는 “좋은 일을 하며 돈도 벌 수 있어 1석 2조”라고 말했다.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 적은 돈이 아니잖아요. 병원비도 보태고 손자들 용돈도 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건강만 허락한다면 계속 활동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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