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및 신앙의 해 교구장 사목교서’를 통해 ‘새복음화’ 실현을 위한 영적쇄신의 장의 하나로 ‘가정’을 꼽았다. ‘청소년 신앙생활의 활성화’와 ‘가정’과 ‘부모의 역할’ 간에 서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점을 인식함으로써 교회의 미래를 가늠케 하는 것.
현대사회는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시류를 따라 남보다 더 많이 갖고, 남보다 앞서야 한다고 경쟁 교육에만 열을 올린다. ‘신앙 교육’은 등한시 한지 오래다. ‘신앙’은 이미 세속적 가치관 안에 묻혀 버렸다. 신앙 선조들의 대를 잇는 ‘신앙 전수’는 이제 옛말이 됐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가정’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정’을 신앙의 기초가 되는 ‘가정 교회’라고 불렀으며, 세례를 통한 신자들의 일반 사제직은 ‘성사를 받으며, 기도하고 감사드리며, 거룩한 생활의 증거와 극기와 행동적 사랑으로써’(교회 10항) 특히, 가정 안에서 수행된다고 밝혔다. 또한 가정은 그리스도교적 삶의 첫 번째 학교, ‘풍요한 인간성을 길러 내는 학교’(사목 52항)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와 같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밝히는 ‘가정’에 대한 의미는 ‘가정’의 역할을 일깨워준다.
사목교서는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의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사고의식 전환과 영적 쇄신’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내어 맡긴 성모신심을 본받아 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매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목교서는 먼저 ‘가정’의 역할을 바로 세우고, 신자 자녀들이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신앙생활을 체득함으로써 그리스도적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앙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하느님을 체험하는 가장 기초적인 친교의 현장이자 하느님을 중심이 되는 신앙공동체 역할을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성 요셉과 성모 마리아가 이룬 ‘성가정’을 본받아 가족이 함께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고, 세상에 봉사하며, 그리스도의 정신을 일깨우는데 앞장서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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