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와 도예가, 추상화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성별, 직업은 물론 외양까지 전혀 다른 세 사람을 모이게 한 것은 바로 ‘열정’이다. 단 하나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세 사람이 함께 전시를 연다. 오는 21일 평화화랑에서 열리는 ‘꿈꾸고 생각하고 찬미하고’ 전시가 그것.
전시에 참여하는 세 명의 작가는 김선애 수녀(예수성심시녀회), 김종숙(요안나·51·대구 경산본당), 류지헌(세바스찬·49·대구 고산본당)씨다. 대구가톨릭미술가협회에서 친분을 쌓은 이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 나누고, 평가를 하며 의견을 주고받는다. 회화와 도예, 추상과 반구상 등 서로 다른 작업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도움을 준다. 이번 전시가 가능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시는 삼인전이지만 각자의 개인전처럼 진행된다. 김 수녀는 다니엘 예언서 3장에 나오는 ‘세 젊은이의 노래’에서 모티브를 얻어, 성경구절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은 심플하면서도 ‘하느님에 대한 찬미’를 강렬하게 전한다. 또한 멍석, 폐유리 등 못 쓰는 물건을 작품의 소재로 재활용한 것이 특이하다.
도예가 김종숙씨는 이전부터 이어오던 ‘엄마생각 하늘생각’을 주제로 작품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매 전시 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그답게 이번에도 작품에 유리와 나무 등을 접목해 신작들을 발표했다. 김씨는 “창 앞에서 생각하고 묵상하는 것처럼 작품 안의 유리가 관람하시는 분들을 묵상으로 이끌면 좋겠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류지헌씨는 2008년 첫 개인전을 하며 데뷔한 늦깎이 화가이지만 실력만큼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출중하다. 미술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미학 공부를 오랫동안 해온 류씨의 작업 주제는 ‘꿈 꿀 권리가 있다’다. 아련한 꿈의 잔영을 캔버스에 표현한 그의 작품은 몽환적이면서도 뚜렷한 개성을 뿜어낸다.
세 작가는 앞으로도 각자의 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계속해서 삼인전을 마련해 소통하고 공유하며 동반자로 성장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시는 27일까지.
※문의 02-727-2336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