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서품을 위해 초대 교구장님이신 윤공희 주교님께 서품청원을 하면서, 이전에 노기남 대주님과 상의해 허락받았던 나의 신학 전공 분야와 기간에 대해 자세하게 편지를 썼다. 내용인 즉 인스브루크 신학대학에서 교의신학 분야를 전공해 학위까지 하기로 계획하고 사제 서품 후 5년간의 기간을 노 대주교님이 허락하셨다는 것이었다.
윤 주교님께서는 회답하시면서 교의신학도 중요하지만 ‘실천신학’ 분야를 택했으면 좋겠다는 의향을 전하셨다. 그래서 한 동안 신학 연구 분야에 대해 고민을 했다. 왜냐하면 내가 인스브루크에 갔을 때 서울 대신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시던 노단열 프랑스 교수신부님이 우리를 방문했는데, 당시 인스브루크에는 장익 신학생(전 춘천교구장 주교)이 우리보다 1년 먼저 가 있었고 그 다음 나와 김병학, 김영선 신학생이 있었는데 노 신부님이 우리 중 한명은 그 곳 신학대학에서 학위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시며 나를 지명하셨다. 그래서 그 청을 받아들여 교의신학 학위를 받기 위해 준비를 해야 했다. 당시 인스브루크 신학대학에서 학위취득 논문을 쓰려면 먼저 신학 전반에 걸쳐 2시간씩 4번의 총 8시간의 구두시험이 필요했다. 그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나는 교장 신부님께 허락을 받고 밤을 새워가며 이미 한 공부를 복습했다. 그러던 중 몸이 쇠약해져 부제품도 다른 신학생들 보다 나중에 그곳을 방문하신 대구대교구 서정길 대주교님께 따로 받게 됐다. 이러한 준비과정을 포기하고 다른 분야를 택하라고 하니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윤 주교님의 의향을 따르기로 했다.
나는 주교님께 사목신학 분야 중 전례학을 전공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씀드렸더니 쾌히 승낙하셨다. 그래서 독일 주교회의 관할 전례 연구소가 있는 트리엘(Trier) 신학대학으로 가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 됐고, 마침 나의 은인 수녀원인 칼 보로메오 수녀원이 그 곳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1964년 10월 인스브룩을 떠나 독일 트리엘로 자리를 옮겼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