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陶瓷)는 우리 민족 정서에도 잘 맞고, 깨지지만 않는다면 1000년도 더 보존할 수 있어요. 가장 자랑할 만한 것은 아름답다는 점이죠.”
5년의 연구 끝에 도자 성모상을 개발한 이희종(요셉ㆍ58)씨가 자신 있게 이야기 했다. 30년 넘게 성물을 제작해 오고 있지만 앞으로는 도자 성물 개발에만 매진하고 싶다는 그에게는 이유가 너무나도 명백했다.
“이전에는 성물 작업 과정에 위험요소들이 있었어요. 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힘들었죠. 그런데 도자는 그런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너무 좋아요. 이렇게 좋은 걸 안할 수 없잖아요.”
처음에는 그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8년 전 수원에서 경기도 이천으로 이사 오면서 흙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도자로 성물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고 단순하게 생각한 것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
사실 말이 쉽지 새로운 도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 도자 공방이라는 공방은 다 쫓아다녔고, 직접 안료 공장을 다니면서 연구하고 공부했다. 실패하기도 부지기수였다. 높은 온도에 흙이 녹아내리는가 하면, 색이 까맣게 나오기도 했다. 그는 도자 성물을 구울 때마다 매번 모든 환경을 기록하며 적절한 온도와 색상을 찾았다.
이렇게 도자 성물에 매진하다보니 자연히 기존에 하던 성물 제작은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종업원들도 하나, 둘 줄이다 이제는 그 혼자 작업실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할 일을 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올 6월 처음으로 루르드 성모상과 은혜의 성모상을 출시한 그는 그저 자식을 물가에 내놓은 듯 초초한 마음이다. 아직은 도자 성물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돼 있지 않아 신자들로부터 외면 받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도자 성물에 대한 그의 확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 번 보신 분들은 너무 아름답다고 좋아하세요. 많이 좋아해주시면 다른 성물 디자인도 개발해서 우리교회 성물의 다양화에 일조를 하고 싶어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