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복음에 언급한 ‘달란트의 비유’(25, 14~30)를 살펴보면, 주인이 하인에게 달란트를 맡긴다. 주인은 달란트를 불린 하인에겐 큰 상을 내리지만 게으른 하인에겐 주었던 달란트마저 빼앗아버린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지금부터의 전개는 신론적 관점이나 그리스도론적 관점을 떠나 순수한 필자의 개인적 접근이다. 예수님께서는 인성과 신성을 공유하셨다. 인성의 예수님은 순수한 인간으로서 죽음에 대한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셨다. 그래서 고난의 잔이 당신을 피해 가길 피땀을 흘리며 하느님께 간구하셨고, 하느님 뜻을 저버리는 위선자들의 참혹한 말로를 안타까워하셨다. 죽은 나자로를 향해 연민의 눈물을 흘리시는 등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은 냉정한 신보다는 인정 넘치는 순수한 인간이셨다.
인성의 예수님께서 ‘달란트의 비유’를 말씀하실 때 후인들의 오해(빈익빈부익부)를 생각지 못하셨거나, 우매한 피조물들이 2000년을 이어온 기적을 깨달았을 때 성령의 은총을 함박눈처럼 내리려 하심일 것이다. ‘달란트의 비유’에서 주인이 하인에게 맡긴 달란트는 돈과 같은 물질이 아니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재주, 재능’이 아닐까? 이렇게 접근하다보니 2000년을 이어온 기적이 보인다. 오호라, 그래서 2000년 전엔 돈이었던 달란트가 지금은 ‘재주, 재능’이라는 달란트로 다시 태어난 것이리라.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달란트의 비유’ 끝에 강조하신 이 말씀을 마르코복음 제4장, 루카복음 제8장, 마태오복음 제13장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신다.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설립 45돌을 맞아, 우리 평신도들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를 열심히 갈고닦아 하느님 사업에 바쳐 많은 열매를 거둬들일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한 직분을 받아 열심히 봉사하면 또 다른 직분과 그 직분을 수행할 수 있는 달란트를 주신다. 귀한 달란트를 빼앗기지 않도록 주시는 대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즐겁게 봉사하자. 행복하게도 우리는 2000년을 이어온 기적을 체험하고 있지 않은가?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