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만능주의와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사회를 보면서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이성을 심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뜻이 맞는 지인과 몇몇 교구 사제들에게 조용히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주지 않겠느냐며 청했습니다. 그것이 벌써 10년이나 됐네요.”
15일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 교육관에서 만난 대철장학회(대표 허남호 신부) 설립자 허연구 신부(원로사목자)가 말을 건넸다.
평생을 청소년사목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허 신부는 50여 년의 사제생활 동안 모아뒀던 사재를 내어 이 땅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나누고 있다.
대철장학회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구미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이병훈 신부는 “허 신부님께서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셔서 10년 동안 큰 어려움 없이 장학회가 운영됐다”며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정기모임에서 아이들이 조금씩 성숙해 간다는 후견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감명 깊다”고 말했다.
대철장학회는 청소년기의 아이들과 공감대 형성이 보다 원활한 20명 내외의 30~40대 정회원을 주축으로 청소년(멘티)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전하고 교감하며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장학회다. 후견인 역할을 하는 24명의 정회원과 직접적인 후견 활동은 하지 못하지만, 물질적인 도움을 전하는 70여 명의 일반회원이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
기존의 장학회는 품행이 바르거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대철장학회는 기존의 장학회와는 다르게 재정적인 지원보다는 멘토링 역할에 무게를 두고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더불어 후원하는 청소년이 대학을 졸업하는 시점까지의 학원비, 교재비, 등록금 등 교육비에 한정된 물질적인 지원도 함께하고 있다. 현재 15명의 청소년과 대학생을 후견하고 있으며 매년 3000여만 원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8명에게 물질적인 지원과 정서적인 지지를 이어왔으며 그중에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수도자의 길을 걷는 아이도 생겨났다.
이 신부는 “간혹 후견인과 청소년들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오해 때문에 계속해서 후원을 이어갈 수 없는 경우가 생길 때면 매우 안타깝다”며 “아이들이 후견인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시금 멘토로서 다른 이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성숙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철장학회는 내년 2월 즈음 그동안 도움 주신 분들과 아이들과의 자리를 마련해 10주년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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