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7년에는 한국 주교로서는 처음으로 ‘아시아주교회의 사회커뮤니케이션 위원회(FABC-OSC)’ 가 주최하는 사회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주교협회 연수에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연수에서는 현대 디지털문화가 교회에 끼치는 영향과 교회의 대처 방안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세상은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고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의 바다로 항해하는데, 교회는 아직도 부두에 정박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토로가 이어졌지요. 세계는 급변하고 있는데, 교회가 이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연수는 세계 속에서 우리 교회의 복음화 노력 현주소를 살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교회도 인터넷을 단순한 정보 제공과 안내, 소식 전달 차원으로만 이용할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과 함께 소통하는 창(窓)으로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교회’가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말이지요. 현대사회는 이미 텔레비전과 전화, 컴퓨터와 휴대폰 등이 하나로 통합되고, 가정에 있는 모든 가전기기를 언제 어디서나 작동시키는 유비쿼터스 시대라는 인식이 절실합니다.
저는 특히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신학생과 사제뿐 아니라 수도자와 교구 행정 직원들에게 인터넷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했어요. 교구에 사제와 평신도 IT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인터넷 복음화 자문기구도 마련되길 기대했습니다.
물론 모든 기술이 그렇듯 인터넷도 그 사용에 따라 순기능과 역기능이라는 양면성이 있지요. 인터넷은 복지와 공동선, 정보 권리 등에 기여하고, 정보 정의 구현을 통해 사회·경제적 불공평을 제거해 나가는데 이바지해야 합니다. 인터넷 세상은 비켜 갈 수도, 거부할 수도 없으며, 인터넷을 통해 기존의 ‘오라’ 구조에서 ‘가라’ 구조로 변화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은 수많은 집과 가정, 개개인에게 기쁜 소식을 전달하고 손을 맞잡게 하는데요. 이것은 세상 끝까지 가서 모든 이를 내 제자로 삼으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받드는 길과도 같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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