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즐겁고, 우리는 기쁘게 놀고 그렇게 한통속이 돼 이 시간 즐겁게 지내봅시다.”
14일 전남 담양 용욱노인복지관에서 신명 나는 춤판이 벌어졌다. 흥겨운 풍물 가락에 맞춰 어르신들의 어깨가 들썩인다.
공연 전에 분위기 띄우려고 박수도 쳐보고 손을 흔들어보자고 이야기할 때는 별다른 호응도 없었는데 각설이가 나와 춤추고 잔치가 벌어지자 일어서서 같이 춤을 추는 등 웃음꽃이 활짝 폈다. 각설이 연기가 너무도 실감 났는지 돈을 들고 와 동냥 그릇에 넣어주시려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두 번 겪어본 일이 아닌 듯 괜찮다고 말하는 각설이의 표정에 미소가 가득하다.
“우리가 연습이 돼야 나올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한 2년 동안은 모여서 연습하고 그 이후 3년 반 정도 활동했네요.”
광주대교구 운전기사사도회 천사풍물봉사단(지도 조영대 신부, 단장 박기수)이 결성된 지도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단순히 광주에서 운전기사사도회 전국협의회 체육대회가 열린다니 풍물놀이를 준비해보자 하고 모였던 것이 55회의 공연 횟수를 가진 전문가 집단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11월에는 담양 환경 소리 축제 전국 국악 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름에는 다리 밑에서 연습하고, 겨울에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연습했죠. 매주 수요일과 주일 연습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토요일에도 모이고 그랬어요.”
누가 이들의 열정을 막을 수 있을까.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본 정형달 신부(광주대교구 원로사목자)가 광주 운암동성당에 연습장소를 마련해줬다. 이후 단원들은 십시일반 돈을 걷어 방음시설과 연습실 설비들을 마련하고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박기수(크리산도·65·광주 운남동본당) 단장은 개인택시를 사서 함께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바람이 있다면 우리 회원 숫자가 늘어나서 즐겁게 사물놀이도 하고 풍물놀이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하는 거예요. 교구에 보탬도 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북, 장구, 꽹과리, 징,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와 각설이 춤까지 곁들인 천사풍물봉사단이지만 전체 회원 숫자는 9명에 불과하다. 창단 이후 7~9명을 유지해왔다는 풍물봉사단은 미래를 함께할 인재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봉사활동을 이렇게 같이 하고 다니다 보니까 참 즐거워요. 요양병원 같은데 가서 우리가 재미있게 놀고 그분들 즐겁게 해드리면 너무나 좋아서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계세요. 거기서 보람을 받죠. 함께할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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