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예술인 ‘스테인드글라스’는 교회의 오랜 역사와 함께해 왔다. 최근에는 교회 안팎에서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톨릭신문은 인천가대 정수경 교수를 통해 유럽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소개하며, 스테인드글라스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획을 마련한다.
성당이나 교회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색그림자를 드리운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1898년 명동 주교좌성당에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수입된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된 이후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가톨릭 신자들조차도 스테인드글라스가 어떠한 변천사를 거쳐 왔고 어떻게 계획되어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석사과정에 스테인드글라스 전공을 두고 있는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오면서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에 대한 위상과 가치를 재평가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그리하여 교회건축은 물론 일반건축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수용되어 순수예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유럽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소개의 글을 감히 쓰게 되었다. 유럽의 여러 국가 중에서도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프랑스와 함께 유럽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며 메카가 된 독일의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스테인드글라스는 중세 교회건축에서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해왔다. 비록 르네상스 시대 이후 건축양식의 변화와, 작가와 장인의 경계가 모호한 특성으로 인해 미술 아카데미에서 소원하게 다루어지면서 한동안 “잃어버린 예술”(Lost Art)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얻기도 하였으나 19세기 아르누보(Art Nouveau)의 등장과 고딕부흥에 힘입어 새로이 부활하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 스테인드글라스는 독일의 바우하우스(Bauhaus)와 네덜란드의 데스틸(De Stijl) 건축 등에서 실험적으로 다루어지며 현대미술로서의 새로운 양상을 전개해갔다. 그리스도교 건축에 있어서도 전례운동과 프랑스의 도미니코 수도원을 중심으로 일었던 성미술(L’Art Sacre) 운동과 함께 교회건축 쇄신이 이루어지면서 현대 화가들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유럽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부흥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전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수많은 교회의 창을 복원하거나 새로이 제작하는 과정에서 여러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스테인드글라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과거의 전통을 고수할 것이냐 아니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소통의 공간을 이룰 것이냐를 놓고 유럽 각국에서는 수많은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당대에 맞는 새로운 스테인드글라스를 수용하는 쪽에 손을 들어주게 되었고 이로써 유럽의 현대 스테인드글라스는 작가들에 의해 계획되고 제작되는 순수예술로서 거듭나며 발전을 이어올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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