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1월 24일 전세계 4개 대륙에서 온 6명의 새 추기경에 대한 서임식을 거행하고 “그리스도의 사명은 인종과 국가, 종교적인 차이를 초월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약 한 시간 동안 거행된 이날 서임식에서 “교회는 만민의 교회이며 따라서 서로 다른 대륙의 다양한 문화들의 언어로 말한다”며 “다양한 목소리들로 이뤄진 합창 속에서 교회는 살아계신 하느님께 조화로운 노래를 들려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서임된 6명의 새 추기경들은 한 명씩 교황 앞으로 나아가 추기경의 상징인 반지와 비레타로 불리우는 삼각 모양의 모자를 수여받았다. 추기경복과 같은 진홍색의 모자는 교회에 봉사함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위험과 고난을 의미하는 피를 상징한다.
새 추기경들 중 동방교회 추기경들은 동방교회의 예복을 입는 관행에 맞춰 변형된 비레타를 수여받았다. 레바논 마론 예법 안티오키아 총대주교는 마론 예법의 전통과 어울리는, 터번 모양의 모자를 받았고, 인도의 말란카라 예법에 속하는 바셀리오스 클레미스 토툰칼 대주교는 양파 윗부분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모자를 받았다.
교황은 각 추기경들에게 로마의 ‘명의 교구’ 교구장직을 수여함으로써 로마의 성직자단의 온전한 구성원으로 임명하고 이로써 보편교회를 다스리는 로마교구장으로서 교황의 협력자임을 선언했다.
이날 서임식은 지난 2월 열린 추기경 회의에서보다 훨씬 조용한 가운데 거행됐는데, 당시 교황은 22명을 추기경에 임명했다. 이번 서임식에는 성 베드로 광장에 넘치는 인파도 보이지 않았고, 단지 211명의 추기경들 중에서 99명만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를 찾아온 순례자들은 새 추기경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열정적으로 환호를 하기도 했다.
특히 필리핀 마닐라대교구장 루이스 안토니오 카글레 대주교는 교황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깊은 감동을 감추지 못했고, 잠시 뒤에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서임식에서 6명의 새 추기경이 탄생함에 따라, 현재 전세계 추기경은 모두 211명이 됐고 그중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지닌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120명이 됐다.
교황 선출권을 지닌 추기경들 중에서 아시아 출신의 추기경 비율은 7%에서 9%로 높아졌다. 현재 아시아 지역의 가톨릭신자 수는 전세계 가톨릭 인구 중에서 10%를 약간 넘어선다.
이에 반해 유럽 출신의 교황 선출권을 지닌 추기경의 비율은 약간 하락했지만 여전히 51%를 넘어선다. 실제로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 비율이 절반이 넘지만 유럽대륙의 가톨릭 신자 수는 전세계 가톨릭 인구의 불과 24%에 못 미친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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