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저희 교구는 역사의 큰 보폭을 한 번 더 내딛었습니다. 바로 교구 중심 사목 체제에서 대리구 중심 사목 체제로의 전환이었지요.
대리구제는 사제단의 친교와 일치를 비롯해 정체성 재확립, 그리고 지역 사회 복음화 등을 위해 필요한 결단이었습니다. 쇄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교구민과 사제·수도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각 교회 구성원들의 일치와 협력 그리고 친교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교구 쇄신과 발전을 위해 이름뿐인 제도가 아닌 신앙에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저는 교구 사목정책들이 현장에서 구현되지 못하고 원점에서 겉도는 것을 자주 보아왔습니다. 대리구제는 이러한 문제들의 해소와 교구 사제들 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에도 한몫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우리 교구 내에서는 이른바 ‘능률적인 복음화’를 위해 대리구제 도입을 오랜 기간 검토해 왔습니다. 지난 2000년 사제연수 때에는 설문조사를 통해 전체 신부님들의 의견을 수렴한 적도 있었지요. 이후에도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워크숍 등을 연이어 마련했습니다. 좋은 결실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지요. 대리구제도 쉽지 않은 일인 만큼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도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대리구 제도의 도입 목적은 단순히 교구를 사목 활동 하기에 적당한 크기로 나누어서 여러 명의 교구장 대리들이 분할 운영하려는 차원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교구 개혁과 새로운 발전을 틀을 마련하는 작업을 교구청에서부터 시작해 전반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이뤄나가고자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대리구 제도 도입은 모든 사제들이 사제직에 보람을 느끼고 서로 협조적으로 사목활동을 해 나가며, 평신도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연대해 활기찬 교구 공동체를 이룩해 나가려는 것입니다. 대리구제는 사제들과 수도자, 교구민이 일치하여 적극적으로 살아갈 때에만 우리 수원교구에게 큰 축복의 선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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