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지난 11월 1일 오전 10시40분경 선생님과 함께 징검다리를 건너던 유치원 아이들이 갑자기 불어난 전주천 물에 휩쓸렸다. 근처 체육시설에서 수업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던 전주 해성중 체육교사 김상현(노르베르토·45·전주 효자동본당)씨가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듣고 뒤를 쳐다봤을 때 4명의 아이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가고 있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물로 뛰어들었다.
“두 명은 잡고 한 명은 밀치고 다리로 한 명을 잡았는데 급류라 놓쳤습니다. 저도 휩쓸려 내려가면서 가까스로 천변으로 나와 애들을 올려놓고 시민들에게 놓친 아이에 대해 물어봤죠. 다행히 다른 분이 구하셨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아이 셋은 배영을 하듯 떠밀려 내려와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한 아이는 머리부터 물에 잠겨 떠내려 오는 바람에 물도 많이 먹고 의식도 없는 상태였다. 마침 인공호흡을 할 줄 아는 시민이 있어 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큰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중태에 빠졌던 아이는 현재 무사히 건강을 되찾아 퇴원했다고 한다. 김씨의 빠른 상황 대처와 인공호흡, 학생들이 옷을 벗어 아이들을 덮어 체온을 유지시킨 덕분에 소중한 생명들이 지켜졌다. 전북지방경찰청과 전주시의회가 이를 기리기 위해 김씨에게 감사표창을 수여했고 전주교구 역시 22일 열린 교구장 사목교서 연수회에서 공로패를 전달했다.
“지금도 학생들이 지나가면 영웅이라 그래요. 이를 계기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말도 잘 듣고 뿌듯하죠.”
주변에서 알아주는 사람도 많이 생기고,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이 기쁘기도 하지만 부담스럽다는 김씨는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제가 사실 신앙생활에 소홀했었는데 이 일이 있고 그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났어요. 저녁 내 그 생각이 나더라고요. 아이 얼굴이 계속 떠오르고 그래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성당에 가서 많이 울었죠. 성사 보고 열심히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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