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 : 아가 5,2-5】
“나는 잠들었지만 내 마음은 깨어 있었지요. … 내 손에서는 몰약이 뚝뚝 듣고 손가락에서 녹아 흐르는 몰약이 문빗장 손잡이 위로 번졌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와 니사의 그레고리우스는 ‘잠들었으나 마음은 깨어 있다’는 말은 자는 동안에도 영혼은 말하고 영혼은 순수해진다고 설명한다. 암브로시우스는 말씀과 영혼의 혼인은 육적 혼인이 아니라 영적 혼인이라고 설명한다.
자는 동안 말하는 영혼
… 육신에 꼭 필요한 잠이 제 눈꺼풀을 무겁게 눌렀지만 당신 사랑의 위대한 힘이 제 영혼의 눈에서 그 잠을 쫓아 버렸습니다. … 밤이면 영혼은 자신이 낮에 생각하는 모든 것, 자기가 겪은 일들을 꿈속에서 보게 마련이다. 나는 육신의 눈으로 너희를 보지는 않았지만 사랑의 눈으로는 너희를 보았다. 내가 육신으로는 너희 곁에 없었지만, 너희의 태도 안에서 나는 너희 가까이 있었으며 너희의 쾌활한 목소리를 언제나 듣고 있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참회에 관한 강해』 1,3-4).
감각이 잠잘 때 마음은 순수하다
모든 감각이 잠이 들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을 때, 마음의 행위는 순수합니다. 방해받지 않고 감각의 움직임에서 자유로울 때 이성은 저 높은 곳을 바라봅니다. … 벌거벗은 영혼은 거룩한 깨어 있음 안에서 하느님을 볼 것입니다. 우리도 아가가 노래하는 이런 잠이 들어 영혼이 깨어 있는 이가 되기를 기도합시다(니사의 그레고리우스 『아가 강해』 10).
말씀과 영혼의 혼인은 영적 혼인이다
… 여러분이 자고 있더라도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영혼의 깊은 신심을 아시기만 하면 오시어 영혼의 문을 두드리며 “내게 문을 열어 주오, 나의 누이” 하고 말씀하십니다.
신부를 ‘누이’라고 부른 것은 참으로 적절한 표현입니다. 말씀과 영혼의 혼인은 영적 혼인이기 때문입니다. …(암브로시우스 『이사악 또는 영혼』 6,50-52).
교부들은 몰약은 금욕과 육신의 고행과 죽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죽음, 금욕, 고행을 나타내는 몰약
‘몰약’은 우리 육신의 죽음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느님을 위하여 죽기까지 노력하는 구성원들에 대하여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 손에서는 몰약이 뚝뚝 듣고”(대 그레고리우스 『복음서 강해』 (40편) 강해 8(10)).
자발적 금욕을 나타내는 ‘몰약’
자발적 죽음이 있어야만 부활이 뒤따릅니다. 신부의 손에서 뚝뚝 듣는 몰약 방울은 바로 그런 자발적인 죽음을 나타냅니다. … 신부의 손(영혼의 활동 기능)에서 몰약이 방울져 흐르는 것은 육체의 욕정을 자발적으로 억제함을 뜻합니다(니사의 그레고리우스 『아가 강해』 12).
… 몰약과 침향의 향기가 감미로웠다고 하는데, 이는 장례를 상징합니다(암브로시우스 『이사악 또는 영혼』 6,50-52).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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