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를 잃으면 교회의 미래도 없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영세자가 꾸준히 나와야 신앙도 성숙되고 좋은 신자도 많이 양성해낼 수 있습니다.”
육·해·공군 등 군 내 종교 업무를 총괄하는 군종병과의 최고 책임자인 국방부 군종과장에서 물러나면서 21년6개월간 몸담아온 군문을 나서는 서상범 신부(육군 대령)는 떠나는 마당에도 군사목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못했다.
군종사관후보생 49기로 지난 1991년 7월 입대해 첫 부임지인 육군 6사단 청성본당을 시작으로 군에서만 14곳의 임지에서 다양한 사목활동을 펼쳐온 서 신부는 군종교구 최고참으로 끝까지 군종사제들의 맏형다운 면모를 잃지 않았다.
“부족하기만한 우리를 통해 당신의 일을 이루시는 주님께 감사드릴 줄 알 때 어떠한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그리스도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3대째 내려오는 구교우 집안 출신으로 서웅범 신부(제주교구)와 형제신부로 잘 알려진 서 신부는 “지나고 보면 모든 게 감사할 뿐입니다. 제가 한 몫보다 더 큰 결실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그분으로 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1999년 10월부터 10개월여 간 유엔(UN)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동티모르에 파병됐던 상록수부대 1진의 유일한 군종장교이기도 했던 서 신부는 사단급 부대를 비롯해 교육부대, 파병, 군사령부, 국방부 등 각급 제대를 골고루 경험했다. 이 때문에 오는 12월 30일 명예전역 후에도 소속 교구인 서울대교구로 곧장 복귀하지 않고 군종교구 총대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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