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 조정래 신부(공군 대령)의 전역 소식이 알려지자 군종교구 안에서는 물론이고 곳곳에서 아쉬워하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공군 군종병과의 최고 책임자인 군종실장에 이르기까지 18년8개월 동안 군문에 몸 담아온 조 신부의 전역은 그만큼 군사목에서 큰 몫을 해온 그의 빈자리를 돌아보게 한다.
“특별히 잘한 것도 없는데…. 그저 순명하는 마음으로 제자리를 지켰을 뿐입니다.”
지난 1994년 4월 군종사관후보생(공군 16기)으로 군사목에 첫발을 디딘 조 신부에게 군대는 도전과 응전의 장이었다. 군종사제 생활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조 신부를 일으켜 세운 건 하느님 앞에 한없이 겸손한 그의 마음이었다.
“더 잘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뿐인데, 주위에서 늘 잘 봐주시니 더욱 두려움이 앞섭니다.”
조 신부는 군사목이 자신을 성숙시킨 광야였다며 “잘 묵힌 포도주가 맛있듯 주님께서 저를 군이라는 곳에서 묵혀두셨던 것 같다”고 말한다.
공군 제1전투비행단을 시작으로 11개의 보직을 맡아오는 동안 조 신부에게 가장 위안이 됐던 것은 사도 바오로의 서한에 나오는 ‘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 모든 이에게 모든 것)라는 말이었다.
“필요한 이에게 필요한 것이 되고,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자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자유를 살아가는 힘이라는 걸 느낍니다.”
조 신부는 12월 31일을 끝으로 소속 교구인 서울대교구에서 새로운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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