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어린아이처럼 주교의 품에 안겨 울며 연신 죄송하다고 말한다. 말 없이 할머니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주는 주교와 동행한 이들 모두가 목이 메어왔다. 밖에는 눈이 쌓이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건만 방 안에 온기를 지탱해주는 것은 성모상 앞에 있는 촛불만이 유일하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7일 오전 10시 거룩한 말씀의 수녀회 가정방문실(원장 이영일 수녀) 수녀들과 사회사목국장 남종기 신부와 함께 교구 내 도움이 필요한 가정 6곳을 방문하고 반찬과 간식, 금일봉을 전달했다.
이날 방문은 고생을 많이 해서 굽어버린 손가락을 어루만져주고, 품에 안겨 눈물짓는 이를 위로해주며, 귀가 들리지 않아 자기 말만하는 이의 말을 경청하며 묵묵히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방문한 가정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된 집은 찾아가 위로하고 함께 기도했다.
“할머니, 저희에게 미안해 말고 ‘예수님 감사합니다’라고 해보세요.”
가정방문실 원장 이영일 수녀의 말에 따라 ‘예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연신 흘러나온다. 그 모습을 보는 이들 모두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기도한다.
이 주교는 “그날 그날 살기에는 어려워도 마음속에 하느님 나라가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며 “어려움을 주님의 축복을 맞는 기회로 삼아 참다운 기쁨과 평화를 누리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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