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당스타일’ 열풍
지난 8월 말 유튜브에 공개된 한 동영상이 한국교회를 뜨겁게 달궜다. 바로 서울 상봉동본당(주임 김승구 신부) 차바우나 보좌신부와 주일학교 학생들이 가수 싸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해 자체 제작한 ‘성당스타일’이 그것이다. 영상이 공개된 지 4개월이 지난 현재 조회 수 20만 건을 넘기며 여전히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대부분은 대중문화와의 접목을 통해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가톨릭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의 한 본당에서는 강론 대신 성당스타일 영상을 보여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동영상에 대한 열띤 반응은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있는 교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 ‘성당스타일’을 제작한 차바우나 신부 역시 “많은 분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준 것은 그동안 교회 내 콘텐츠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당스타일은 가톨릭문화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방증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신앙의 해가 계속되는 2013년에는 다양하고 새로운 가톨릭문화 콘텐츠 개발을 기대할만하다.
▲ ‘말춤’을 선보이고 있는 서울 상봉동본당 차바우나 보좌신부와 주일학교 학생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이들의 ‘성당스타일’ 영상이 한국교회를 뜨겁게 달궜다.
■ 약동하는 교회음악
올해는 2015년 새 성가집 편찬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교회음악계의 약동이 두드러진다. 1920년대 명동성당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면서 국내 오르간 문화를 선도했던 가톨릭교회가 처음으로 ‘오르간 콩쿠르’를 개최했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이 주최한 콩쿠르에는 제1회였지만 고등부 7명, 대학 일반부 21명 총 28명이 지원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우수한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콩쿠르는 교회음악 발전과 오르가니스트 발굴 및 양성의 발판이 되기에 충분했다.
교회음악대학원은 또 지난 4일 천주가사를 주제로 한 학술음악회를 열어 한국교회음악의 뿌리와 토착화의 현실을 되짚어 보기도 했다. 이날 학술연주회에서는 김상균·양문희 교수, 이상철 신부 등이 ‘천주공경가’ ‘사향가’ ‘삼세대의’ 등을 현대적으로 편곡한 작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이에 앞서 하성래 연구위원(수원교회사연구소)과 강영애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천주실의를 학문적으로 살펴보는 자리도 마련,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교회음악에 접근을 시도했다.
이와 함께 들숨날숨(분도출판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발매하고 있는 「가톨릭전례합창곡집」시리즈는 합창 악보 확보에 어려운 본당 합창단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성모 묵상곡 모음집’ ‘성체성가 모음집’ ‘전례시기별 4개의 미사곡’ 등을 비롯해 요셉 하이든의 ‘하느님의 성 요한 짧은 미사곡’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요한 수난곡’ 등 다양한 성가 합창곡을 소개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으로 평가된다.
■ 가톨릭문화와 다양한 장르의 접목
지난해에 이어 가톨릭문화와 다양한 장르의 접목이 계속됐다. 영화 ‘사랑의 침묵’ ‘프란체스코와 교황’ ‘야곱 신부의 편지’ 등 가톨릭을 배경으로 한 다수의 영화가 개봉했다. 매년 꾸준히 가톨릭에 관한 영화들이 개봉된다는 사실은 교회에 대한 일반사회의 관심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단행본으로 11권까지 출간되며 사랑을 받은 ‘사부님 사부님’이 한국교회 최초로 인형극으로 제작된 것은 또 교회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 성바오로수도회와 가톨릭문화기획 imd가 공동 기획·제작한 작품은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교회에서는 다소 낯선 인형극을 접목해 유·아동들을 위한 교회문화 형성에도 일조했다.
올 5월 창단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운영하는 대월아카데미 산하 현대무용단 ‘대월 예(藝)’가 첫 작품으로 내놓은 ‘평화의 그 순간’ 공연도 신선한 무대로 평가받으며,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