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이미 1920년대에 근대성을 상징하는 새로운 건축 재료로서 유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바우하우스(Bauhaus)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교과과정에 포함시키기도 하였으며, 요셉 알버스(Joseph Albers, 1888~1976)와 같은 작가에 의해 실험적인 작품이 제작되기도 하였다.
전후에 활동했던 독일의 작가로는 게오르그 마이스터만(George Meistermann, 1911~1990), 루드비그 샤프라스(Ludwig Schaffrath, 1924~2011), 빌헬름 부슐트(Wihelm Buschulte, 1923~ ), 요하네스 슈라이터(Johannes Schreiter, 1930~ ), 요켐 펜스겐(Jochem Poensgen, 1931~ )이 대표적이다. 독일의 작가들은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운동의 선구자인 얀토른 프리커(Jan Thorn Prikker, 1868~1932)의 영향을 받아 각기 개성 있는 양식을 발전시켰다. 이들은 자신의 회화적 성격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건축구조의 일부로 융합된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독일 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동향은 당시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다. 경향잡지에는 1976년 5월부터 12월에 걸쳐 부슐트, 마이스터만, 샤프라스 등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화보로 실려 있어 동시대에 유럽에서 일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양상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요하네스 슈라이터,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 2010, 데릭스 스튜디오 제작.
이와 같이 독일의 작가들은 스테인드글라스를 창에 그려진 그림으로서 바라보는데 그치지 않고 건축 공간과 한 몸이 되어 빛의 질과 양을 조율하는 역할을 강조하였으며, 납선(lead came, lead line)의 기능적인 면을 넘어서 조형적인 가능성에 대해 탐구했다. 이러한 경향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요하네스 슈라이터를 들 수 있다. 그는 색유리 조각의 프레임 역할이 주를 이루었던 납선의 기능을 보다 폭넓게 제시한 대표적인 작가이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 슈라이터의 선들은 건축적 예술이자 순수예술로서의 스테인드글라스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많은 후배 작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 넣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