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서는 어떠한 사제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사제 생활이 어떻게 행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14일 오전 11시 서울 동성고등학교 예비신학생반 1기 학생 27명이 서울 혜화동 정진석 추기경 집무실을 찾았다. 2013년 신학교 입학을 준비하면서 한국교회의 어른이자, 앞서 사제의 길을 걸어간 ‘대 선배’ 정진석 추기경에게 사제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조언과 격려를 청해 듣기 위해서였다.
예비신학생들은 교구장 퇴임 이후 근황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사제 성소의 꿈을 지닌 계기’, ‘평소 지녔던 사제 상’, ‘소신학교 부교장 시절의 회고담’ 등 다양한 물음을 던지며 정 추기경의 의견을 청했고, 이에 정 추기경은 신학교 생활, 학업, 건강 문제 등 사제 생활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사제 성소를 독려했다.
이날 정 추기경을 방문한 예비신학생들은 2010년 동성고등학교가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로 전환되면서 설립된 ‘예비신학생반’ 첫 입학생들이다.
이들의 행보는 ‘한국 사제 양성 지침’을 근거로 예비신학생들에게 조기 영성 교육과 학습 능력을 키우고자 한 서울대교구의 예비신학생반 설치 시도가 첫 가시적 결실로 드러날 수 있다는 면에서 교구 관계자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학생들과 마주한 정 추기경은 “무엇보다 사제가 된다는 것은 ‘나를 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사제는 시간과 건강, 재능 등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주변 사람을 위해서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학교는 나를 비우고 내 것을 다른 이들에게 주는 연습을 하고 그 뜻을 깨달을 수 있는 기간”임을 강조했다.
“훌륭한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그에 맞갖은 지적 능력과 남을 위해 내 것을 내어놓는 영적 훈련이 필요하고 또 하느님이 주신 건강을 챙기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당부한 정 추기경은 “특별히 줌으로써 기쁨을 얻는 생활을 위해 노력해 달라 ”고 조언했다.
정 추기경은 “또 큰 잘못을 한 신자가 고해성사 후 회개하는 모습을 지켜 보았을때 사제로서 행복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고 들려줬으며 “모든 이를 위해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모토를 실현하려 노력했던 사제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대진(세바스찬·우이동본당)군은 “‘나눔의 삶’에 대한 추기경님의 강조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밝히고 “자상하게 여러 좋은 지침을 주신 추기경님의 온화한 모습 속에서 행복한 사제의 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을 방문한 27명 학생들은 지난 11월 8일 수능시험을 치르고 내달 8일 신학교 입학에 필요한 교리시험과 면접을 남겨두고 있다. 합격자 발표는 1월 17일이다.
한편 정 추기경은 16일 가톨릭대 신학대학 주교관 성당에서 범죄피해자 가족모임인 ‘해밀’ 가족과 만남을 갖고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해밀가족모임’은 사회교정사목위원회의 피해자 가족지원사업으로, 모임을 통해 범죄피해자 가족들이 함께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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