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솜씨가 없어 제가 체험한 것의 10분의 1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최우수상을 받을 줄은 전혀 생각 못했네요.”
인천교구 성소국(국장 조명연 신부) 주최 ‘신앙의 해 신앙체험수기 공모’에서 지난 12월 18일 최우수상을 받은 이은숙(아녜스·주안3동본당)씨는 간암 말기로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은 오빠와 오빠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를 통해 체험한 절절한 신앙을 꾸밈없는 문체로 서술했다.
이은숙씨는 “수기 공모 소식을 접하고 머릿속에만 맴돌던 이야기들을 원고 접수 마감일에야 떠오르는 대로 적었다”며 “이쪽에 있는 산을 저쪽으로 옮겼다고 할 기적 같은 신앙체험을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오빠는 서울대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해 출세가도가 보장됐지만 뇌출혈과 간암으로 2010년 초 청각과 시각을 모두 잃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몸이 됐다. 그럼에도 오빠는 “하느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쁘다”며 감사드렸다고 한다. 오직 하느님만을 향해 희망할 수 없는 곳에서 희망을 찾는 오빠와 어머니를 보며 이씨와 남편, 어린 네 아들은 매일 저녁 9시가 되면 함께 묵주기도를 드리는 성가정이 됐다.
이씨는 특히 지난해 12월 경 오빠가 사도 바오로를 눈멀게 한 빛(사도행전 9장)을 보는 체험을 한 후 자신도 똑같은 체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너무나 하얗고 밝은 빛이어서 눈으로 잘 볼 수 없었고 천국의 문이 머리 바로 1~2cm 위에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기적 체험보다는 혼자서는 거동을 못하는 오빠와 2시간도 더 걸려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는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교구 성소국 ‘신앙의 해 신앙체험수기 공모’ 최우수상에 이은숙씨 선정
발행일2013-01-01 [제2826호, 7면]
▲ 이은숙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