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번째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회원이자 사제 안선호(베다) 신부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12월 20일(한국시간) 선종했다. 향년 88세.
1924년 충남 공주에서 출생한 안 신부는 서울 동성상업학교 졸업 후 1947년 작은형제회 수련을 시작, 이듬해 첫서원을 했다.
1953년 한국 작은형제회 회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사제품을 받은 안 신부는 이후 이탈리아 안토니오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취득, 대전 목동 수도원장, 지원장(겸임), 마산 삼천포본당 주임, 한국재속프란치스코회 지도신부, 서울 정동 수도원 원장 및 부원장, 대전 요한 23세 소년마을 원장, 부준관구장 등을 역임했다.
1977년부터는 이스라엘 성지에서 봉사를 하며 프란치스칸 영성과 정신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 안 신부는 또 성지를 찾는 한국 순례객들을 동반하며 영적 사정을 돌보며 사랑을 베풀었다.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 대전교구 유흥식 주교의 은사이기도 한 안 신부는 육영수 여사,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등을 비롯한 교회·정치 인사들과도 깊은 교류를 이어왔다.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김창재 신부는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첫 번째 우리 수도회 회원이 되시고 일제 치하에서 수도생활을 하신 분”이라며 “한국으로 복귀해서는 한국 자치 독립의 수도회 체제를 위해 노력했고 특히 수도회 회원 양성과 재정적인 독립을 위해 투신하셨다”고 회고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22일 현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이스라엘 성지관구 수도원 성당에서 성지보호관구장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Pierbattista Pizzaballa) 신부 주례로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는 이스라엘 거주 한인과 성직자, 수도자를 비롯 한국관구장 기경호 신부와 관구 사무국장 김일득 신부, 강효식 신부, 정장표 수사 등이 참석했다.
장지는 시온산 수도원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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